트럼프 눈치보는 G20? 성명 초안서 ‘反보호주의’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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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22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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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2008년 출범 이후 처음”…기후변화 내용도 완화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선 2008년 G20 정상회의 출범 이후 처음으로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한다’는 문구가 빠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이달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공동성명 초안을 단독 입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의 공동성명 초안엔 ‘보호주의 반대’ 문구 대신 “다자 간 무역시스템의 중요성을 인식한다” “시장 개방과 공정한 경쟁의 장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선 작년 성명에서 “파리 기후변화협정은 되돌릴 수 없다”는 내용이 명시됐던 것과 달리 “각국의 서로 다른 환경을 인정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FT는 이에 대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전면에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측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이라면서 “무역 보호주의에 저항하려는 G20의 노력이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G20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보호주의 반대’ 문구가 빠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나라 정상들 간의 마찰은 줄일 수 있겠지만, “세계무역의 미래엔 나쁜 징조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채드 보언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그동안 다른 나라들의 ‘롤모델’로 간주돼왔다”면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새로운 ‘롤모델’이 되면 다른 국가들도 미국과 똑같은 방식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작년 1월 취임 이후 그동안의 무역정책을 뒤엎고 캐나다·유럽연합(EU)·일본 등 전략적 우방국들로부터의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가 하면 중국과는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G20 업무를 담당한 대니얼 프라이스 록 크릭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대표는 “부시 전 대통령은 보호주의가 미국의 이익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이해했다”며 “미국은 보호주의의 수혜자가 아닌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FT는 이번 G20 회의 공동성명 초안엔 미국의 요구를 반영해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겼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의 WTO 탈퇴 가능성을 거론하며 그 ‘개혁’을 요구해왔다.

이와 관련 G20 회원국 통상장관들은 WTO가 계속 ‘의미 있는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안서를 만들어 내년 회의까지 보고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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