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전 재무장관, 10억 달러 뇌물 수수 혐의 인정

  • 뉴시스
  • 입력 2018년 11월 21일 2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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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전 재무장관이 불법 외환거래를 허락해주는 조건으로 기업인들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1305억 원)가 넘는 뇌물을 받은 혐의를 인정했다.

미국 법무부는 우고 차베스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냈던 알레한드로 안드라데가 친 정부성향의 베네수엘라 뉴스전문 방송사 글로보비전의 라울 고린 사장을 비롯한 여타의 기업인들로부터 불법 외환 거래를 눈감아 주는 조건으로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뇌물을 수차례 받은 사실을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에서 인정했다고 20일 (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밝혔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베네수엘라 재무부 장관직을 맡았던 안드레다는 돈세탁 및 뇌물 수수혐의로 마이매미 검찰에 지난 19일 기소되었다. 2010년 이후 안드레다는 플로리다로 이주해 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죄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처벌을 감면해준 마이애미 연방법원은 안드레다 소유의 부동산, 고가의 자동차들과 시계, 비행기, 말, 은행계좌를 포함한 10억 달러 가치의 재산을 압수할 예정이다.

미 법무부는 도미니카 공화국의 금융기업 밴코 페라비아의 전 사장 가브리엘 이메네스 역시 형 감면을 조건으로 글로보비전 방송사 고린 사장과 범죄를 공모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이메네스는 뇌물의 자금 세탁을 돕기 위해 도미니카 은행을 인수했다. 베네수엘라 국적의 이메네스는 현재 시카고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의 뇌물 수수와 돈세탁은 한 때 중남미 국가 중 가장 부유했던 베네수엘라의 경제가 붕괴되는 과정에서 이루어 졌다. 베네수엘라 경제는 사회주의 정당의 집권과 함께 시작된 국가의 부실한 재정 운영과 정부에 만연해 있는 부패 때문에 무너졌다고 WSJ는 분석했다.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130만%가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베네수엘라인들이 식량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영양 결핍에 시달리고 있다.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품 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WSJ은 최소 300만 명의 베네수엘라인들이 지난 20년 동안 나라를 떠났다고 전했다.

이번 기소는 미국과 유럽의 검찰들이 수십억 달러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고 이주한 전직 베네수엘라 정부 관료와 이들과 연루된 기업인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루어 졌다.

지난 19일에 공개된 고린의 기소장에는 그가 지난 10년 동안 1억6000만 달러의 뇌물을 동원해 베네수엘라 재무부 관리들을 매수한 사실이 적혀있다. 안드라데 장관도 매수 대상이었다.

마이애미 인근 도시 코럴 게이블스에 대규모 부동산 재산을 가지고 있는 고린은 베네수엘라에서 가져온 돈으로 개인 비행기 3대와 요트, 1000만 달러 이상하는 말들, 고가의 시계와 차량 등을 구입하는데 사용했다고 미 법무부가 밝혔다.

플로리다와 뉴욕 주 맨해튼에 있는 고린 소유의 24개 부동산 자산과 사치품들 역시 곧 압류될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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