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미중 사이서 ‘양다리’…日경제사절단은 눈치만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27일 15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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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치·미쓰이 물산 등 재계 인사 500여명 방중
니혼게이자이 “日기업, 중국과 협력 엉거주춤”

일본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방중에 맞춰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중국에 보냈지만, 일본 기업들은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엉거주춤(半身·はんみ)’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에 힘을 실어주면 미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일 제3국시장 협력 포럼’에는 게이단렌(經團連) 회장인 나카니시 히로아키(中西宏明) 히타치 제작소 회장과 야스나가 다쓰오(安永龍夫) 미쓰이물산 사장 등 재계 인사 500여명이 총출동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년 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각국 정상이 중국을 방문할 때 경제인들이 대거 중국을 찾았는데, 이번에 일본 기업인들의 방중 규모는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더 컸다고 신문은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겉으로는 이번 정상회담 기간 중국과 일본의 경제인들이 떠들썩하게 교류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경제 교류의 내실이 그다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 양국 기업인들 사이에 논의된 경제 협력 방안은 사실 중국을 방문하기 전부터 협의됐던 것들이 많아서 참신함이 적었다는 점도 지적됐다.

미쓰이물산은 중국의 에너지 기업 CCL과 전기자동차, 액화천연가스(LNG) 분야 등에서 공동 투자를 하기로 했는데, 이 회사는 미국에서 LNG 개발 사업을 하고 있고 미 전기차 스타트업에 투자한 상태여서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게 됐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이와 관련 중국 투자회사의 한 간부는 “정부와 협력해 중국 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서구 기업에과 비교했을 때 일본 기업은 적극성이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 일본 기업의 중국 시장 투자는 2012년 73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감소해왔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포화 속에 일본 정부는 트럼프 정권의 반응을 살피며 어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평가했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이 “일본 정부는 중일 정상 간의 친근한 모습이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연대라는 오해를 받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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