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바초프 “美 INF 탈퇴로 새로운 군비 경쟁 시작”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26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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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미국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는 새로운 군비경쟁을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실린 기고문에서 “30년 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INF에 서명하면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두 종류의 핵무기가 소멸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소련 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이 체결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고르바초프는 “아직 많은 핵무기가 남아 있지만 냉전 시절에 비해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한 핵무기는 상당히 줄었다”며 “2015년 핵비확산 검토회의에서 양국은 85%의 핵무기를 퇴역하고 이중 대부분이 파괴됐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알렸다”고 강조했다.

고르바초프는 INF가 군비경쟁으로 피해를 본 첫 협정은 아니라며 미국은 2002년 탄도탄 요격미사일조약(ABM)과 올해 이란핵협정에서 탈퇴했다고 주장했다. 또 양국이 이룩한 업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INF 탈퇴를 선언하면서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적 의지만 있다면 기존 협정의 준수와 관련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년간 딴 생각을 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비판했다.

고르바초프는 “딴 생각은 핵무기 뿐만 아니라 모든 국제적 의무, 규제에서 미국을 벗어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조약과 협정 등 시스템 전체를 파괴하는 데 앞장서 왔다며 비난했다. 그러면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전쟁에서는 승자가 없다”며 “특히 핵전쟁으로 확장되면 승자가 나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고르바초프는 “대화와 협상으로 돌아갈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며 “러시아는 단호하고 균형잡힌 입장을 취해야 하며 미국과 동맹국들은 미국의 새로운 미사일 발사대 설치를 거부하고 유엔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 역시 평화를 지키기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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