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도 당했다…축구팬들 감쪽같이 속인 SNS ‘가짜 계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31일 2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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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 가짜 페북.
박항서 감독 가짜 페북.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도 당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유명 인사를 사칭한 ‘가짜 계정’이 기승을 부리면서 이름을 도용당한 인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박 감독은 29일(현지 시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남자 축구 4강전에서 한국에 패배하자 페이스북 ‘가짜 계정’이 박 감독 명의로 사과문을 올리는 해프닝을 겪었다. 이 계정은 경기 직후 “오늘 경기를 이기지 못한 것에 대해 모든 베트남 팬들에게 사과한다. 선수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싸웠다”며 “이 경기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영어로 사과문을 썼다. 이 글을 읽은 베트남 축구팬 수천 명이 박 감독을 응원하는 댓글을 달았다. 31일 현재 8000개 안팎의 댓글이 달렸다.

SNS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박 감독은 가짜 사과문이 게시됐다는 소식을 듣고 피해를 막기 위해 페이스북에 가짜 계정 삭제를 요청했다. 13만6000여 명이 팔로우하고 있는 이 계정은 지난해 10월 박 감독이 베트남 축구팀을 맡은 뒤부터 꾸준히 글을 올리며 축구 팬들을 감쪽같이 속였다. 31일 현재까지 계정은 삭제되지 않았다.

그리스 출신의 원로 영화감독 코스타 가브라스는 SNS상에 퍼진 가짜 뉴스 때문에 자신의 부고 기사를 접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AP통신은 30일 그리스 문화장관 트위터 계정을 인용해 “가브라스 감독이 8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계정이 이탈리아 기자가 SNS의 취약성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가짜로 밝혀지자 AP는 즉각 기사를 취소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최근 자신을 사칭한 트위터 계정이 ‘좋은 사람’이 되는 방법에 대해 조언하는 트윗을 올리는 일을 경험했다. 버핏 회장은 30일 CNBC방송에 “만약 사칭자가 좋은 조언을 올린다면 내가 그 공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쿨한 반응을 보였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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