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기자 “文대통령·김정은, 스승과 제자·부자지간 처럼 보여…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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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4월 30일 1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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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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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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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후 모처럼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 가운데 독일의 한 외신기자는 두 정상의 ‘도보다리 산책’을 두고 “마치 스승과 제자, 혹은 부자지간으로도 보이는 모습이었다. 북한의 지도자가 그런 모습을 보인 건 여태껏 한 번도 없기에 상당히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고 평가했다.

30일 아리랑TV에 따르면, 독일 매체 도이치벨레의 파비안 크레츠머 기자는 1일 아리랑방송에서 방영될 뉴스토론 ‘Foreign Correspondents’ 녹화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함께 야외(도보다리)에서 산책을 하며 차를 마셨을 때 김 위원장은 겸손한 자세로 문 대통령이 하는 말을 약 2분 동안 조용히 듣고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번 회담이) 잘 치러졌다고 생각한다. 비핵화, 인적교류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남북이 발표했을 때 매우 기뻤다”면서도 “비정부기구들이 실망한 점은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비위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서서히 북한의 인권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미국 LA타임스의 매트 스타일스 기자도 두 정상의 ‘도보다리 산책’을 이번 회담의 베스트 신으로 꼽았다. 그는 “두 지도자가 한때 수행원 없이 단둘이 시간을 보낸 건 파격적이었다. 그 대화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상당히 궁금하다”며 “그 외에도 인상 깊은 장면은 많았다. 두 정상이 함께 계단을 걸어 올라가서 각자의 단상으로 향했을 때나, 군사분계선 남쪽과 북쪽을 번갈아가면서 넘었던 때도 인상 깊은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회담 개최일까지) 시간이 촉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준비가 잘 된 것 같다. 대본에 없고 예상치 못한 장면들도 있었다. 특히나 두 지도자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을 넘나든 건 아마도 사전계획에 없었을 텐데, 그래도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면서도 “한 가지 지적을 하자면 오전, 오후에 잠시 동안의 회담을 했을 뿐, 둘이 나눈 시간은 전체적으로 짧았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회담이 성사되고 둘이 일대일로 만났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지만, 그래도 만약 이틀정도의 일정을 잡았다면 서로 대화 할 기회가 더 많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비판적인 시각도 있었다.
프랑스 공영 방송 RFI의 프레데릭 오자르디아스 기자는 “북한의 인권실태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건 생각해봐야할 문제 같다”며 “두 지도자가 개인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모르겠지만, 문 대통령이 이 문제를 짚어 넘어갔기를 희망한다. 북한이 개방을 하고 인권탄압을 중단한다면 제재완화 등을 약속하는 측면에서 그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프레데릭 기자는 ‘이번 회담으로 남한과 북한은 무엇을 얻었나’라는 질문에 “김정은 위원장의 경우, 자신과 북한의 이미지 개선에 상당히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홍보 측면에서 김 위원장은 값진 승리를 얻었다”며 “(남한의 경우) 작년까지만 해도 모두가 전쟁의 두려움 속에서 떨고 있었는데, 어느새 비핵화, 평화협정 체결, 그리고 북미 정상회담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작년에 타임지 표지를 장식한 문 대통령에게 ‘협상가’라는 타이틀이 달렸었는데, 그가 현재 달성한 업적과 외교적 기량을 봤을 때 정말 어울리는 타이틀”이라고 답했다.

매트 스타일스 기자도 “김정은 위원장은 지도자로서 인정을 받고 신뢰를 얻게 됐다”며 “문재인 대통령 같은 경우 평화체재의 구축에 대한 약속을 얻었고, 그의 대북 정책이 실효성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미국과의 관계를 훼손하지 않고서도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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