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돌아온 자녀에게 “고생했어”…日, ‘AI 탑재’ 대화형 로봇 인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7일 2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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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버지 생일이에요. 작년에는 이탈리아 식당에 갔었죠?”

소파에 앉아 있던 아이는 로봇의 말을 듣고 “아, 맞다.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부탁해”라고 말한 뒤 영상통화로 생일 파티 계획을 상의한다.

올봄 일본에서 판매되는 대화형 로봇 ‘유니보’의 홍보 영상 내용이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유니보는 벤처기업 유니로봇이 후지쓰, 니콘 등이 세운 펀드의 자금 지원(3억 엔·약 30억 원)을 받아 만든 로봇이다. 가족의 얼굴을 인식해 말을 걸고, 일정 등을 알려준다. 과거 데이터를 토대로 메뉴나 식당을 제안하고, 필요한 재료를 주문한 뒤 결제까지 해 준다. 얼굴 화면에 등장하는 귀여운 표정과 제스처는 덤이다.

일본에서 최근 대화형 로봇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 전했다. 식탁 위에 놓을 수 있는 아담한 사이즈에 앙증맞은 외모, 귀여운 목소리를 갖추고 가족 간의 커뮤니케이션 등을 돕는 역할을 한다.

유카이공학에서 2015년 선보인 ‘봇코’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가족 간 의사소통을 지원한다. 자녀가 집에 왔는지 등을 센서를 통해 파악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빈집에 돌아온 자녀에게 “고생했어. 간식 만들어 놨으니 먹어”라는 메시지를 보내면 음성으로 전달하는 식이다. “내 아이들과의 대화를 더 소중하게 하고 싶은 생각에서 개발했다”는 것이 개발자인 아오키 슌스케(靑木俊介) 대표의 말이다. 세금을 포함하면 가격이 3만 엔(약 30만 원)이 넘지만 수천 대가 팔렸다. 회사 측은 가전제품과의 연결을 강화해 사물인터넷(IoT)을 주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오리연구소가 만든 ‘오리히메’는 정신적·육체적 이유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과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중증 환자들의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분신 로봇’이다.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 등이 내장돼 집이나 병실에서도 수업을 듣거나 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 지난해 2억 엔(약 20억 원)을 투자받고 500대가량을 생산했으며 올해는 1000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는 대화형 로봇의 일본 내 생산 규모가 2015년 3억 엔(약 30억 원)에서 2025년 36억 엔(약 360억 원)으로 늘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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