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군부 쿠데타에 가담했다가 투항한 군인을 향해 시민들이 무차별 폭행을 가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이 터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일부 사진에는 시민에게 참수당한 군인의 모습까지 고스란히 담겨 충격을 주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지지자들이 16일 오전 이스탄불 보스포루스대교에서 투항한 군인 50~60명을 마구잡이로 때리는 사진과 동영상이 공개됐다. 이 군인들은 15일 밤 중무장한 채로 보스포루스대교를 장악하며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통로를 봉쇄했지만 다음날 새벽 진열을 갖춘 정부군에게 무기를 버리고 투항했다. 이들이 투항하는 장면은 전국에 TV로 생중계됐다. 일부 극성 지지자는 항복한 군인을 참수하고 이를 사진으로 찍어 SNS에 올리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 세력이 이스탄불과 앙카라를 장악했을 당시 전 국민에게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가두시위를 독려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친정부 지지자들은 에르도안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쿠데타군의 투항 장면을 TV로 본 뒤 거리로 뛰쳐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탄불의 한 교민은 “15일 한밤중에 에르도안 대통령 명의로 ‘거리에 나와 민주주의를 지켜달라는 문자메시지가 왔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확인해보니 모두 같은 문자를 받았다”고 말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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