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찰, 저격범 제압에 ‘폭탄 로봇’ 투입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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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찰 “안전 위해 다른 대안 없었다” 전문가 “과잉 진압 수단 악용 우려”

美 텍사스 주 댈러스 경찰이 흑인 용의자 진압 과정에서 사용한 ‘폭탄 로봇’과 비슷한 모델의 로봇. 미국 해군 제공
美 텍사스 주 댈러스 경찰이 흑인 용의자 진압 과정에서 사용한 ‘폭탄 로봇’과 비슷한 모델의 로봇. 미국 해군 제공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경찰이 8일 경찰 저격범을 사살하며 ‘폭탄 로봇’을 투입해 ‘경찰의 군대화’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경찰이 군의 대(對)테러 조직에서나 사용하는 전쟁용 폭탄 로봇을 용의자 진압 과정에서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

CNN은 댈러스 경찰이 주차장에 숨어 있던 경찰 저격 사건 용의자인 마이카 제이비어 존슨(25)을 사살하며 폭탄이 달린 로봇을 사용했다고 9일 보도했다. 데이비드 브라운 댈러스 경찰청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 “폭탄 로봇을 사용하는 것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며 “다른 선택을 했다면 우리 경찰이 막대한 위험에 노출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댈러스 경찰청에 따르면 해당 로봇은 미국의 대표적 방위산업체인 노스럽 그러먼 계열사인 노스럽 그러먼 리모텍 안드로스가 제작했다. 무게는 약 220kg으로 다양한 센서를 갖추고 있어 리모컨으로 조종된다.

전문가들은 로봇이 앞으로 경찰의 과잉 진압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2014년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서 흑인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찰의 총격에 사망했을 때도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이 일었다. 당시 주방위군이 투입돼 전쟁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나왔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데이비스캠퍼스의 엘리자베스 조 교수(법학)는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경찰의 로봇 사용이 새로운 법적, 윤리적, 기술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미국#경찰#폭탄 로봇#흑인 시위#과잉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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