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의원 피살 후폭풍, ‘EU 잔류 > 탈퇴’ 여론 역전 조짐…‘콕스 쇼크’?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6월 20일 08시 25분


英의원 피살 후폭풍? 조 콕스 의원 피살 전후 브렉시트 여론 변화/동아일보 DB
英의원 피살 후폭풍? 조 콕스 의원 피살 전후 브렉시트 여론 변화/동아일보 DB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외치던 노동당 조 콕스 하원의원(노동당)이 16일 피살된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영국이 EU에 잔류해야 한다는 의견이 EU 탈퇴 의견을 앞서기 시작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23일)를 불과 사흘 앞둔 가운데, 콕스 의원이 피살된 충격적인 사건으로 ‘잔류’를 지지하는 여론이 우위를 보이는 등 역전 조짐을 보였다.

영국 여론조사업체 서베이션이 17~18일(현지 시간)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45%로 EU 탈퇴를 지지한다는 응답(42%)보다 3%포인트 앞섰다.

이는 콕스 의원 피살 이후 실시된 첫 여론조사로, 콕스 의원이 피살되기 하루 전인 15일 발표된 서베이션 조사에서는 EU 탈퇴가 잔류에 3%포인트 우위였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16~17일 실시해 18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잔류 44%, 탈퇴 43%로 잔류가 근소하게 앞섰다. 13일 유고브 여론조사에서는 EU 탈퇴가 7%포인트 앞섰다.

영국 내 최대 베팅 업체인 ‘베트페어’는 EU 잔류 가능성을 19일 69%로 높였다.

유고브는 EU 잔류 지지 상승에 대해 콕스 의원 피살에 대한 동정론에다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영국은 23일 국민투표를 예정대로 실시하기로 하고 19일 콕스 의원 피살 이후 중단됐던 찬반 캠페인을 재개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이날 “국민투표를 철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EU 탈퇴를 선택하는 것은 10년간 영국을 쇠약하게 하는 불확실성을 초래할 것”이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나이절 패라지 영국 독립당 당수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도 TV에 출연해 각각 찬성과 반대 연설을 했다.

영국 언론들도 잇따라 찬반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나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더타임스에 이어 보수 성향의 일간 데일리메일의 일요판인 ‘메일 온 선데이’와 일간 가디언 일요판인 ‘옵서버’가 18일 영국의 EU 잔류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반면 ‘선데이타임스’와 ‘선데이텔레그래프’, 일간지 ‘더 선’은 독자들에게 EU 탈퇴에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콕스 의원은 지난 16일 영국 북부 버스톨에서 열린 선거구민 간담회에서 피살됐다. 영국 경찰은 18일 용의자인 토머스 메어(52)를 살인과 상해, 총기 및 흉기 소지 혐의로 기소했다. 메어는 이날 오후 런던 웨스트민스터 형사법원에 출석해 자신의 이름을 묻는 법원 관계자의 질문에 “내 이름은 반역자에게 죽음을, 영국에 자유를”이라고 답했다.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한 콕스 의원을 반역자로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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