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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사설]국가부도 임박한 그리스 위기, 남의 일 같지 않다

입력 2015-06-30 00:00업데이트 2015-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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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가 코앞에 다가왔다. 그리스 정부는 30일(현지 시간) 만료되는 기존 구제금융을 연장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채권단을 대표하는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은 거부했다. 유로그룹은 그리스 정부가 연금 개혁과 공무원 임금 삭감 등을 요구한 채권단의 최종 협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자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그리스는 다음 달 5일 채권단 협상안을 놓고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현금이 부족해 채무 상환은 불가능하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야 할 공산도 커지고 있다.

그리스는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 국가부도 위기를 넘겼으나 다시 파국에 봉착했다. 올해 1월 총선에서 반(反)긴축을 내걸고 압승한 급진좌파연합 시리자 정권과 채권단 사이에 불신이 깊다.

그리스의 경제위기를 불러온 주요 원인으로는 공공부문의 비대화와 비효율성, 사회복지비의 과다 지출, 제조업의 취약한 경쟁력 등이 꼽힌다. 그리스는 1980, 90년대 좌파 정권이 장기집권하면서 사회보장비 지출이 급증했다.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한 강성 노조는 정권을 좌지우지할 만큼 영향력이 크다. 이해집단들도 걸핏하면 불법 폭력시위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려 하고, 법을 우습게 보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 두 차례 구제금융 이후 시도한 구조개혁은 공공 의료 교육 등 기득권 집단의 저항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리스 사태는 국민들이 과잉 복지에 물들 경우 얼마나 되돌리기 어려운지를 생생히 보여준다. 그리스가 추락한 요인을 살펴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요즘 한국을 보는 것 같다. 그리스 디폴트 위기로 어제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주가가 급락했다. 교역이나 금융 거래에서 그리스가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파장이 다른 유럽 국가나 신흥 경제국으로 번지면 우리 경제에도 파장이 클 수 있다. 정부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두면서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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