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73% “성경 속 아기 예수 탄생 이야기 믿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6일 13시 34분


미국인의 73%가 예수가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태어났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유명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 센터가 3일부터 5일간 전국 성인 남녀 150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미국인 상당수가 성경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성경에 기록된 예수 탄생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81%는 아기 예수가 말구유에 뉘어져 있었다는 말을 믿고 있다고 밝혔고, 동방박사들이 별을 따라 베들레헴을 찾아가 아기 예수에게 황금과 유황,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는 이야기를 믿는다는 응답도 75%에 달했다.

천사들이 목동들에게 나타나 예수 탄생을 알렸다고 믿는 사람도 74%였다.

예수의 동정녀 출생, 말구유 이야기, 동방박사의 여정, 천사들의 등장이라는 예수 탄생의 네 가지 요소를 모두 사실이라고 믿느냐는 질문에 65%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중 일부만이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22%에 그쳤다. 이는 성경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응답이 33%에 그쳤던 퓨리서치의 지난 6월 발표와는 상치되는 듯한 조사결과다. 당시 30%는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응답했고 나머지 30%는 성경 자체를 아예 인간에 의해 쓰인 책이라고 규정했다.

미국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크리스마스를 둘러싼 전쟁은 끝났다. 예수가 승리했다”고 표현했다.

WP는 “예수 탄생 이야기를 믿는 응답자의 비율은 진화론과 지구온난화, 백신의 효능보다 높았다”며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점이 흥미롭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공공재산 위에 성탄화와 같은 기독교 상징물을 전시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72%에 달했다. 44%는 다른 종교의 상징물을 배제한 채 기독교 상징물을 전시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다만 28%는 유대교의 하누카 촛대 등 다른 종교의 상징물들과 함께 전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독교 상징물 전시 자체를 반대하는 응답은 20%에 그쳤다.

이처럼 기독교적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한 미국 사회이지만 이번 조사에서 성탄절 때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을 몹시 기대한다는 응답은 44%에 그쳤다.

성탄절 때 가장 학수고대하는 활동으로는 가족 또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75%로 가장 높았고, 이어 연휴 음식을 먹는 것(60%), 공공장소에서 성탄절 음악을 듣는 것(48%), 선물 주고받기(45%), 크리스마스 장식 치장(44%) 순이었다.

주성하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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