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윈난성 지진, 도로복구 늦어져 구조 지지부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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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명 사망… 흙집 많아 인명피해 커

3일 오후 중국 윈난(雲南) 성 자오퉁(昭通) 시 루뎬(魯甸) 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5일 407명에 이른 가운데 피해가 예상보다 크고 대책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北京)청년보는 이날 루뎬 지진의 ‘7대 의문점’을 보도했다.

이번 지진은 리히터 규모 6.5로 그동안 발생했던 강진들에 비해 수치상으로는 심각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대규모 피해가 난 데 대해 신문은 규모 6.5 자체도 경우에 따라서는 강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쥔웨이(長俊偉) 윈난 성 지진방어처장은 “지진의 가속도도 중요하다. 이번 지진의 기준지진동(基準地震動·지진으로 발생하는 흔들림)은 948gal(갤·흔들림의 가속도 표시단위)에 달했다”고 밝혔다. 400gal 이상이면 집이 파괴되고 산사태가 발생하는 격진(激震)에 속한다.

루뎬에 사망자가 집중된 데 대해서는 이곳이 중국에서도 가장 가난한 ‘국가급 빈곤구역’으로 주택 대부분이 굽지 않은 흙벽돌로 지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흙벽돌로 지은 집은 좌우로 흔들리는 충격에 특히 취약하다. 7월에 큰비가 내려 이미 지반이 약해져 있던 점도 대형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진 조기경보시스템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무용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 신징(新京)보는 정부 당국이 이번 지진 발생지역에 2010년 지진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했으나 이번 지진 발생 당시 자오퉁 시와 쿤밍(昆明) 시에 지진파 도달 각각 10초와 57초 전에 경보가 전달돼 대규모 인명 피해를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것도 일요일에 학생들이 없는 26개 학교에만 경보가 전파됐다.

한편 이날 중국 정부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골든타임(인명구조 가능성이 높은 72시간) 종료를 앞두고 공무원 1만1000여 명과 군인 7000여 명을 투입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 전날 현장에 도착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진창길을 걸어 다니며 구조를 독려했다. 그는 피해 촌락을 돌다 미끄러지자 땅바닥에 괸 흙물에 직접 손을 씻는 등 몸을 사리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윈난성 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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