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손잡았지만… 4월 독도-야스쿠니 관련 장애물 즐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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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위안부 문제 국장급 협의 곧 개시… 오바마 양국순방도 윤활제 기대
교과서 검정 등 악재 만만찮아… 日 언론들도 “관계개선 불투명”

활짝 웃는 3국 정상



박근혜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부터)가 25일 오후(현지 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의 미국대사관저에서 정상회의를 하기 전 취재진을 보며 활짝 웃고 있다. 헤이그=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활짝 웃는 3국 정상 박근혜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부터)가 25일 오후(현지 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의 미국대사관저에서 정상회의를 하기 전 취재진을 보며 활짝 웃고 있다. 헤이그=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25일(현지 시간) 네덜란드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관계 해빙의 첫 실마리는 풀렸다. 미국의 강력한 압력이 지속되는 만큼 당분간 한일 양국은 협력 기조를 유지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4월 내내 한일관계를 또다시 벼랑 끝으로 몰고 갈 악재들도 만만찮게 대기 중이다.

3국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한미일은 조만간 국방부 차관보급 한미일 안보토의(DTT)를 개최하기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2008년 이후 5차례 열렸던 회의인 만큼 빠르면 4월 중에라도 개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도 곧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일 양국 차원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협의를 위한 국장급 접촉이 곧 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일 간 위안부 문제 협의는 2011년 위안부의 배상청구권을 챙기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온 뒤 한국 정부가 수차례 공식 요구해온 사안이다. 협의 자체를 거부해 왔던 일본이 이번에 국장급 접촉을 갖기로 한 것은 일단 진일보한 태도로 볼 수 있다.

다음 달 23일을 전후해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순차 방문한다. 이때 오바마 대통령은 북핵 등 한일 양국을 아우르는 주제로 정상회담을 이끌면서 윤활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문제는 늘 그랬던 것처럼 일본발(發) 도발이다. 4월 초 일본의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 4월 21일 야스쿠니신사 춘계대예제(일종의 제사), 4월 말 외교청서 발표 등 독도 영유권 주장과 역사왜곡 일정들이 잇달아 있다.

일본 언론도 3국 정상회담 성사는 환영하면서도 한일관계의 미래는 밝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산케이신문은 26일 “한국 측 요구로 4월 중순 한일 국장급 협의는 열리게 됐지만 위안부 문제에 일본이 추가로 양보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신문은 네덜란드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에 대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역사인식과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에 대한 간격이 사라진 게 아니고 한일 정상이 얼굴을 대면한 것에 불과하다. 양국관계 회복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다만 역설적이게도 북한의 도발이라는 더 큰 악재가 한일관계의 냉랭한 분위기를 전환시킬 가능성이 있다. 도발이 강화될수록 한일 협력의 필요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2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북-일 당국접촉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외교 소식통은 “30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기로 한 북-일 접촉은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인도적 회담이어서 계속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담의 일본 측 수석대표인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도 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일 접촉의 성과가 6자회담 재개의 진전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한미일 정상회담#박근혜대통령#오바마#아베#위안부문제#독도#야스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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