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판 ‘왕자와 거지’ 대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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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본 상반기 4개국 선거… 아프간, 첫 민주적 정권교체 유력
남아공, 20년 집권 ANC 승리 전망… 이집트, 시시 ‘파라오’ 등극할 듯

다른 국가의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치러지는 첫 아프가니스탄 대선이 12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사상 처음으로 민주적 정권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에서도 잇달아 총선과 대선이 실시된다. 이들 나라의 선거도 독특한 이력을 거친 후보 등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 2009년 대선의 리턴매치


10년 동안 집권해 온 하미드 카르자이 현 아프간 대통령은 다음 달 5일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헌법에서 정한 3선 금지 때문이다. 미국의 국제문제 싱크탱크인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세라 차예스 씨는 “누가 그의 대리인으로 선택되든 카르자이 대통령의 목표는 지배 세력으로서 위치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선도 2009년 대선의 리턴매치가 됐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 2위를 달리는 인물들도 2009년에 출마했던 압둘라 압둘라와 아슈라프 가니다. 압둘라는 2009년 득표율 30.59%로 카르자이 대통령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인물이다.

○ ‘왕자와 거지’


다음 달 7일부터 5월 12일까지 치러지는 인도 총선에서는 명문가와 서민 출신 정치인이 총리 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집권당인 국민회의당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교육받은 인도 최고의 정치명문가의 ‘황태자’ 라훌 간디 부총재를 내세웠다. 그의 증조부는 자와할랄 네루, 할머니는 인디라 간디, 아버지는 라지브 간디로 모두 총리를 지냈다.

이에 맞서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국민당 총리 후보의 아버지는 기차역과 열차 안에서 차(茶)를 팔았다. 모디 후보는 10대 때 직접 버스터미널 인근에서 차 노점상을 열기도 했다. 구자라트 주지사를 지내며 2005∼2011년 연평균 성장률을 10%대로 끌어올린 경제성과도 그의 자산이다.

○ 약해지는 만델라의 유산


5월 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총선은 넬슨 만델라 사망 이후 첫 선거다. 이번에도 아파르트헤이트 체제가 무너진 뒤 20년 동안 집권해 온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승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여론조사에서 ANC는 53%의 지지율을 얻었다.

하지만 ANC 지지율은 2009년 대선을 6개월 앞둔 시점보다 10%포인트 떨어졌다. 2011년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0%는 정부 관료들이 부패했다고 답했다. ANC를 이끄는 제이컵 주마 대통령도 최근 정부지원금 2000만 달러(약 216억 원)를 사저 보안시설 공사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 파라오 간 권력승계 유력

6월 이전에 치러질 이집트 대선에서는 압둘팟타흐 시시 국방장관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그는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이달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51%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야권의 함딘 삽바히의 지지율은 1%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에서 군 정보사령관 등을 지낸 시시 장관은 무바라크에 이어 ‘신파라오’로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아프가니스탄#이집트#남아프리카공화국#인도#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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