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서 원유 불법거래 北선박은 ‘짝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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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폭격 경고에도 석유 선적
北인공기 단 유조선 ‘모닝글로리’ 국제기구엔 라이베리아 배로 등록

리비아 정부의 폭격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 인공기를 단 유조선이 리비아 반군이 장악한 항구에 접안하고 8일 석유 선적을 강행했다. 하지만 이 배가 북한 선박인지가 불분명해 북한 이름을 ‘도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받고 있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리비아 국영석유공사(NOC)는 8일 밤부터 북한 인공기를 단 ‘모닝글로리’라는 이름의 유조선이 석유 선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리비아 정부 당국자와 제헌의회(GNC) 의원들로 구성된 ‘위기위원회’는 이 유조선에 이날 오후 2시까지 리비아 영토에서 떠나지 않으면 공군과 해군이 폭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고를 무시하고 선적을 강행한 모닝글로리호는 이날 오전 4시 리비아 동부의 핵심 석유 수출항인 에스시데르에 정박했다. 리비아 동부 3곳의 항구를 장악한 반군 세력은 이번 선적이 자신들의 첫 석유 수출인 만큼 정부 경고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지 방송국은 반군의 첫 석유 선적을 축하하기 위해 항구에서 낙타를 잡아 나눠주는 장면을 내보내기도 했다. 오마르 샤크마크 리비아 석유장관 대행은 “반군과 인공기를 단 유조선의 불법 원유 거래는 해적질”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모닝글로리호를 북한 선박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로렌스 더모디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연구원은 “선박이 편의상 게양한 국기일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모닝글로리로 등록된 유조선은 1996년 건조된 5만7145t의 중형 유조선으로 라이베리아 선적이다. 이에 따라 이 배가 추적을 피할 목적으로 편의상 인공기를 달고 북한 이름을 도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조숭호 기자
#리비아#원유 불법거래#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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