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푸에블로호 나포는 美 최대 정보유출 사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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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A 비밀보고서 통해 ‘악몽’ 평가… 선장증언 등 폭로한 ‘전쟁 행위’ 출간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1968년 1월 북한의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을 미국 역사상 최대의 정보 유출 사고로 평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1일 당시 사건을 둘러싼 미국 내부상황을 파헤친 신간 ‘전쟁 행위(Act of War)’를 소개하면서 NSA의 내부 평가를 전했다.

저자인 전 로스앤젤레스타임스 기자 잭 치버스 씨에 따르면 NSA가 1992년 작성한 239쪽 분량의 비밀 보고서는 미 해군의 비밀 정찰선 푸에블로호가 북한에 납치된 당시 사건을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정보 와해”라며 “모든 사람들의 악몽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당시 미 해군 내 스파이 조직이 해외정찰 관련 정보를 소련에 흘렸고 소련은 이 정보와 나포된 푸에블로호에서 얻은 정보를 비교할 기회를 가지게 됐다는 것.

치버스 씨에 따르면 당시 함장이던 로이드 부커와 선원들은 푸에블로호 나포에 따른 정보 유출을 줄이기 위해 북한 해군이 배에 오르기 전 비밀문서를 불태우고 도청장비와 암호계기 등을 바다에 버렸다. 함장과 선원들은 나포된 뒤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에서 고문과 심문을 받았으며 그 후유증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걸렸을 정도였다.

그해 12월 생존 승무원 82명과 시신 1구가 판문점을 통해 미국 측에 넘겨지자 미국 국민들은 이들을 영웅처럼 대했지만 미 해군은 부커 선장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희생양을 만들려 했다고 저자는 주장했다. 조사위원회는 그가 아무런 저항 없이 배를 북한에 넘겨줬다고 판단하고 군법회의에 회부할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건 직후 작성된 백악관 내부 보고서는 북한의 나포에 대한 정보와 대응 준비도 갖추지 않은 채 위험한 해역에 정찰선을 보낸 해군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NSA#북한#푸에블로호 나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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