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모토, 市長월급 토해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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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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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에만 매달려 직무 소홀”… 오사카 시민단체 감사 청구

일본 오사카(大阪) 시의 ‘미하리반(파수꾼)’이라는 시민단체가 하시모토 도루(橋下徹·사진) 시장이 공무를 팽개치고 선거운동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3일 시에 감사 청구를 했다. 급여 반환과 지급 정지도 요구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하시모토 시장은 업무를 성실히 집행하라고 규정한 지방자치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그는 거리 연설에서 시장으로서의 업적을 전면에 내세우며 오사카 시를 이용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시모토 시장은 “선거와 정치가 얼마나 바보 취급을 당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황당한 반론을 트위터에 올렸다. 교수나 자치단체장이 본업을 소홀히 하고 선거에 매달리다 여론의 뭇매를 맞는 한국적 분위기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시모토 시장이 시정을 팽개치고 있다는 비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는 ‘오사카 부(府)와 시(市)를 묶어 상급 자치단체인 도(都)로 격상시키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됐지만 지난달 선거 때문에 바쁘다며 오사카 도 실현을 위한 법정협의회 설치 조례안을 시의회에 제출하지 않았다. 비판이 거세지자 “오사카 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치의 힘이 필요하다”고 변명했다.

그는 한술 더 떠 “오사카 시장인 채로 국회의원이 될 수 있도록 법이 바뀌면 내년에 참의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시모토 시장의 측근인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郞) 일본유신회 간사장은 “하시모토는 슈퍼맨이라 (정치와 행정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시모토와 함께 극우 정당인 일본유신회를 이끌고 있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전 도쿄 도지사의 재임 시절 근무 행태도 뒤늦게 도마에 오르고 있다. 시사주간지인 슈칸겐다이(週間現代)가 확보한 이시하라 전 지사의 2008년 11월∼2009년 10월 일정표에 따르면 그가 도청에 출근한 날은 일주일에 2, 3일뿐이었다. 출근 후 하루 평균 집무시간은 ‘59분’. 그런데도 보너스를 포함해 연간 2400만 엔(약 3억168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 잡지는 “국정을 걱정하기 전에 도민의 세금부터 반환하라”고 꼬집었다.

한편 일본은 이날 총선(중의원 선거)을 공고하고 16일 투·개표일까지 12일간의 공식 선거전에 돌입했다. 입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이날까지 12개 정당이 전국 300개 소선거구에 1294명의 후보자를 등록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영토분쟁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예고가 겹치면서 평화헌법 개정이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아사히신문은 “옛날처럼 개헌파와 호헌파가 대립하던 시절은 지나가고 이제 개헌파가 압도적 세력이 됐다. 민주당도 ‘헌법을 활성화한다’고 했지만 당내에 개헌파가 많다”고 지적했다. 차기 정권에서 어떤 형태로든 개헌 논의가 진행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하시모토#미하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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