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총리, 지방선거 절반의 승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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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갈리시아서 집권당 승리… 바스크선 분리주의당에 패배

21일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역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분리 독립을 추구하는 정당들이 승리해 다수당이 됐다. 34년 만이다. 경제 위기가 심화되면서 스페인에 불고 있는 분리 독립 열풍에 휘발유를 끼얹은 결과가 됐다.

이날 선거에서는 바스크민족당(PNV)이 27석을 얻어 다수당이 됐다. 과거 바스크 분리주의 테러단체 ETA를 지지했던 인사들이 모인 강경 독립주의 성향의 빌두당은 제2당(21석)으로 올라섰다. 반면 제1당이던 사회당은 16석, 국민당은 10석에 그쳤다.

이에 따라 34년 만에 두 번째로 다수당이 된 두 분리주의 정당이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나키 우르쿨루 PNV 대표는 “새로운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빌두당의 라우라 민테기 대표는 “이제 마드리드의 명령을 받는 것은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BBC방송은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정부의 큰 골칫거리가 될 게 분명한 두 당이 연정을 만든 뒤 분리 독립에 대한 국민투표를 추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스크 선거 결과는 중앙 정부의 조세 정책에 반기를 들고 나선 스페인 최대의 경제권인 카탈루냐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인 의회의 금지 결정에도 불구하고 바르셀로나 등이 포함된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11월 25일 분리 독립을 묻는 국민투표를 강행하기로 했다.

같은 날 치러진 갈리시아 지방선거에서는 국민당이 총 75석 중 41석을 차지해 단독 과반수를 고수했다. 오히려 3석을 늘렸다. 반면 사회당은 18석으로 7석이나 줄었다.

갈리시아는 지방 정부가 들어선 뒤 31년 동안 24년을 국민당이 승리했을 만큼 우파 성향이 강한 곳이다. 특히 라호이 총리의 고향이어서 만약 국민당이 패배했다면 정권에 큰 타격을 줄 뻔했다.

라호이 총리에게 정치적 부담을 줬던 2곳의 지방선거가 끝남에 따라 재정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스페인 정부가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스페인 경제 상황이 호전되지 않고 있어 이르면 11월, 늦어도 올해 안에 유로안정화기구(ESM)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스페인 지방선거#분리독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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