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심사위원 폭로 “노벨문학상 받게 해달라며 中작가가 뇌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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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방의 문화계 인사가 뇌물을 건넸다고 노벨 문학상 심사위원이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노벨 문학상 심사위원이자 스웨덴 언어학자인 예란 말름크비스트 씨(사진)는 21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기자회견을 하다가 “산둥(山東) 성 문화 부문의 간부가 최근 2년 동안 18통의 편지를 보내 노벨 문학상 후보자로 추천해 달라고 희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말름크비스트 씨는 “이 간부는 ‘상금은 당신이 가지고 명예는 나에게 달라’고 했다”며 “매번 편지를 보낼 때마다 그림을 선물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연히 모두 돌려줬지만 나중에 그는 다른 심사위원과 접촉했다”며 “그는 스스로를 괜찮은 작가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말름크비스트 씨는 “나는 매월 중국에서 부친 편지를 받는다. 모두 노벨 문학상을 받도록 도와달라는 것들”이라고도 말했다. 반다오(半島)도시보 등 중국 언론들이 이날 발언을 소개했다.

이날 발언은 말름크비스트 씨가 최근 중국 작가 모옌(莫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화제로 올리면서 나온 것. 노벨상에 대한 중국 작가들의 갈망을 잘 알지만 우려된다는 것이다.

그는 노벨상 심사위원 가운데 중국과 중국어에 가장 정통한 인물로 1950년대부터 수많은 중국 작가들과 교류해 왔다. 이번 중국 방문은 2011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품이 중국에서 출판됐기 때문이다.

말름크비스트 씨는 자신의 이런 발언이 이번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모옌에게 흠집을 내는 것을 원치 않는 듯 “모옌은 스토리를 아주 잘 이야기하고 또 진실을 용감하게 말한다”며 “나는 당대 소설가들의 많은 소설을 읽어봤지만 모옌에 비할 사람은 없다”고 극찬했다. 그는 모옌의 작품을 스웨덴어로 번역한 인물이기도 하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노벨문학상#뇌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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