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과 거래한 中-이라크 은행 제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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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양국 관계 해칠 것” 반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란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백악관이 추가 제재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미 의회도 이란 제재를 확대하는 새 법안을 이번 주에 통과시킬 예정이어서 백악관과 의회가 이란 제재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이란의 석유 수출기업에 대한 새로운 경제제재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제재 대상은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 및 이란 중앙은행(CBI)과 거래하는 기업 등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을 통해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은행에 대해 미국의 금융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조치는 그동안 이뤄진 이란 제재 조치를 한층 보완한 것으로 이란 원유 자금을 받는 모든 은행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막겠다는 뜻이다.

미 재무부는 특히 제재 대상으로 이란의 금융기관들과 거래한 혐의로 중국 쿤룬 은행과 이라크 엘라프이슬람 은행에 대해 미국 금융시스템 접근을 차단하기로 결정했다. 재무부는 “세계 금융기관들이 이란 은행들과 거래를 끊었지만 쿤룬 은행과 엘라프이슬람 은행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란은행과 거래하면서 국제금융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제재 이유를 밝혔다.

쿤룬 은행은 제재 대상에 포함된 이란은행 가운데 최소 6곳과 거래를 해왔고 이란 테자라트 은행과 거래하면서 상당 규모의 이익을 냈다고 미 재무부는 설명했다. 또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결제를 도왔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엘라프이슬람 은행은 최근 1년간 이란수출개발은행(EDBI)과 수천만 달러 규모의 거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쿤룬 은행 제재에 대해 중국 외교부의 친강(秦剛) 대변인은 1일 담화를 통해 “쿤룬 은행에 대한 제재는 중국의 이익은 물론이고 미중관계를 해칠 것”이라며 “중국은 이란 핵 프로그램과는 어떤 관계도 없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도 위반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쿤룬 은행은 자본금 약 826억 위안으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국유기업인 중국석유가 지분의 97%를 보유해 국유은행에 가깝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이란제재#미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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