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反서방’ 외엔 공감대 없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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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지난주 방중에도 천연가스 협상 또 결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주 중국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중-러 관계가 신(新)밀월시대에 진입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양국 핵심 현안인 천연가스 도입 협상은 이번에도 불발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러시아로부터 중국이 천연가스를 들여오는 협상이 가격 문제로 타결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014년부터 30년간 매년 700억 m³가량의 시베리아산 천연가스를 러시아로부터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2008년 양국 정상이 원론적 합의를 한 뒤 5년째 협상을 끌어오고 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중국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회의에 불참한 반면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에는 참석했다는 점에서 이번 방중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높은 차원의 협력 단계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두 나라는 중동 문제에서 한목소리를 내는 등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에 공동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핵심 현안인 천연가스 협상은 이번에도 매듭을 짓지 못했다.

SCMP는 이를 두고 양국이 ‘반(反)서방’ 외에는 공통의 가치를 찾지 못하는 제한적 연대에 그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벨기에 현대중국연구소의 조너선 호스락 수석연구원은 “러시아는 중국의 굴기(山+屈 起)가 국제외교와 경제, 군사력 부문에서 러시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이 러시아의 고급 기술 등 지식재산을 훔쳐가고 있다는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도 러시아가 겉으로는 양국 간 관계 증진을 표방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동남아 국가 등에 무기를 팔고 있는 데 대해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러시아#천연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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