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같은 소국, 대국 업신여겨선 안돼”… 中외교수장 다이빙궈 발언 파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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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다이빙궈(戴秉國·사진)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15일 “필리핀 같은 소국(小國)”이라는 표현을 쓰며 필리핀을 비난해 파장이 일고 있다.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 스카버러(중국명 황옌·黃巖) 섬을 둘러싸고 최근 한 달여 동안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다이 위원은 15일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회의 축하연설에서 “발전하고 강대해질수록 겸손해야 한다”며 “소국이나 가난한 국가에 대해 오만하면 안 되고 대국이나 부유한 국가에도 오만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이 위원은 “겸손과 신중이 다른 나라에 업신여김을 받아도 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며 “소국도 대국을 업신여겨서는 안 된다. 필리핀처럼…”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중국 일부 관영 매체가 갈등을 빚는 주변국을 ‘소국’이라며 비난한 적이 있다. 11일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필리핀 같은 저런 소국과 일대일로 맞서지 말자. 대국의 도량을 갖자”는 구절을 싣기도 했다. 하지만 외교담당 고위 당국자가 이런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편 중국 정부는 16일부터 두 달 반 동안 분쟁지역 인근 해역을 휴어기로 정하고 자국 어선은 물론이고 필리핀 어선도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필리핀은 중국의 휴어기 설정 구역을 인정할 수 없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데다 베트남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베트남도 중국 정부가 자신의 해역에 임의로 휴어기를 설정했다고 주장한다. 이런 가운데 미국 해군의 최첨단 공격용 잠수함 노스캐롤라이나호가 13일 필리핀 수비크 만에 입항해 1주일가량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다이빙궈#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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