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선관위, 유력 대선 후보 3명 자격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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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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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1당-2당 후보 총 10명
한달 남기고 출마 금지 파문

이집트 민주혁명 이후 처음 실시되는 대선(5월 23, 24일)을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가 군부를 비롯해 제1당(자유정의당), 제2당(알누르당)이 지지하는 대선후보 3명의 출마를 금지한다고 발표해 파장이 예상된다.

13일 이집트 최고대선관리위원회 파루크 술탄 위원장은 군부가 미는 오마르 술레이만 전 부통령과 자유정의당이 내세운 카이라트 엘 샤테르 전 의회 부의장, 알누르당이 지지하는 하젬 아부 이스마일 극우이슬람주의 지도자를 포함한 유력 대선후보 등록자 10명의 출마자격을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박탈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해당 후보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이의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자격을 박탈당한 후보들은 선거법에 따라 48시간 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집트 대선 최종 후보자 명단은 26일 발표될 예정이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술레이만 후보는 지난해 2월 축출된 무바라크 정권에서 정보기관장과 부통령을 지낸 인물이다. 7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군부가 내세운 인물이라며 이슬람주의자와 자유주의 세력 모두에게 비난받고 있다. 무소속 후보는 최소 15개 행정지역 출신의 지지자 3만 명의 서명을 받아야 등록할 수 있지만 술레이만 후보는 지역 기준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최대정파인 무슬림형제단이 이끄는 제1당 자유정의당 후보 샤테르 후보는 2006년 자금세탁 혐의로 징역 7년형을 선고 받았던 전력 때문에 실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슬림형제단은 당시 판결이 무바라크 대통령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슬람극단주의자들인 살라피스트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스마일 후보는 지난 5일 어머니가 미국 시민권자라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사실이 아니라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이번에 선관위가 특별한 이유도 밝히지 않고 자격박탈을 선언하자 이스마일 후보 측은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외신들은 군부 세력과 이슬람주의자들 간의 권력투쟁으로 치닫던 이집트 선거전이 이번 선관위 발표로 더욱 혼란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한 암르 무사 전 아랍연맹 사무총장과 아불 포투 전 무슬림형제 지도자 등 남은 13인의 후보는 대부분 상대적으로 온건주의자로 알려진 인물들이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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