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폭탄 온다, 프랑스 떠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사회당 ‘부자증세’ 공약에 자산가들 앞다퉈 이민길

4월 22일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부자증세를 공약으로 내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사회당 후보가 계속 선두를 달리자 세금 인상을 우려하는 일부 부자들이 프랑스를 떠나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지는 25일 유명 록가수 조니 홀리데이나, 모델 라에키키아 카스타, 자동차업체 푸조의 설립자 가족이 최근 스위스로 거처를 옮겼다고 25일 전했다. 17년 만에 사회당 재집권을 노리는 올랑드 후보는 연소득 15만 유로(약 2억2600만 원)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율 인상(현행 41%→45%)을 공약으로 내놨다. 지난 주말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올랑드는 32%의 지지율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26%)을 앞서는 등 계속 선두를 지키고 있다.

파리의 자산관리업체는 “최근 미래에 닥칠 세금 폭탄을 우려해 프랑스를 떠나기를 원하는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밝혔다. 프랑스 항공기 제작사 다소그룹의 세르주 다소 회장은 “올랑드의 공약은 수천 명의 자산가와 부자들을 해외로 내보내 경제적 파국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보수 성향의 젊은 세대 중에도 사르코지의 우파가 정권을 잡는다 해도 ‘좌파’ 성향의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해 이민을 고려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사르코지는 자신이 집권 초기 도입했던 세금상한제(세금 규모가 연소득 50%를 넘지 않도록 한 규정)를 폐지하는 등 4월 대선을 앞두고 좌향좌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올랑드 캠프 측은 “부자증세는 부자들에게서 재산을 몰수하자는 것이 아니라 경제정의를 실현하는 방안”이라며 “1980년 프랑수아 미테랑이 당선되기 전 일부 사람은 그가 당선되면 소련 탱크가 콩코드 광장에 들어올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했는데 지금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