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경제를 얼마나 아나… 일자리 만들어줄 후보는 롬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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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공화 플로리다 경선 유세현장 가보니

“롬니는 사업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아는 후보입니다. 사업도 해보지 않고 취직도 안 해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겨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공화당 후보입니다.”

1월 29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남단 마이애미 인근 소도시이자 히스패닉 밀집지역인 하이얼리아. 밋 롬니 후보가 31일의 플로리다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히스패닉계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유세를 펼쳤다. 유세장을 찾은 캐럴 스미스 할머니는 ‘왜 롬니를 지지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유세장에 모인 500여 명의 공화당원은 롬니 후보를 ‘경제 대통령’이라고 불렀다. 히스패닉 유권자인 브라이언 아빌라 씨는 “롬니는 주지사를 했고 경영자로서 일하기도 했다. 지금 이 나라가 원하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오후 4시 롬니 후보의 유세차량이 지역 내 유명한 쿠바 식당인 카사마린 앞에 도착했다. 유세차량은 ‘보수 비즈니스맨 리더, 롬니’라는 구호로 뒤덮여 있었다. 연단에는 쿠바계 난민 출신인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미 하원 외교위원장도 나서 “일자리를 갖다줄 수 있는 롬니 후보를 백악관으로 보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에게 참패했던 롬니 후보는 바로 이곳 플로리다로 내려와 곳곳을 누볐다. 얼굴은 햇볕에 타 붉게 그을어 있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신년 국정연설에서 온통 변명만 늘어놓았다”며 “며칠 전 디즈니랜드에 와서도 경제 살릴 궁리는 하지 않고 망쳐놓은 변명만 했다”며 공격했다.

30일 플로리다국제대에서 만난 니콜 레이 국제정치학과 학과장은 “티파티에서는 깅리치 후보를 다소 선호하고 있지만 많은 공화당원은 누가 오바마 대통령과 맞서 이길 수 있느냐는 당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중도 성향 표를 흡수할 수 있는 롬니가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연 이날 토론회에서 플로리다국제대 교수들은 “플로리다 주의 실업률은 2010년 후반 12%에 달했다. 지금도 전국 평균(8.5%)보다 훨씬 높은 9.9%”라며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단연 경제 문제”라고 말했다.

경제 이슈가 부각되면서 롬니 후보의 지지도가 뚜렷이 상승하고 있다. 프라이머리를 하루 앞둔 1월 30일 발표된 퀴니피악대 조사 결과 롬니 후보는 투표할 의향이 있는 공화당원으로부터 43% 지지를 받아 29%를 받은 깅리치 후보를 두 자릿수 차이로 앞섰다. 플로리다 주는 올 공화당 경선에서 승자에게 선거인단 50석을 모두 몰아주는 ‘승자독식(winner takes all)’ 방식이 적용되는 첫 번째 주여서 롬니 후보가 압승할 경우 롬니 대세론이 다시 점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플로리다 프라이머리 투표는 1일 오전 8시(한국 시간)에 끝난다.

마이애미=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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