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이라크 철수 하루만에… 수니파 부통령 反테러혐의 영장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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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 다시 불안

미군 철수 하루 만에 시아파가 이끄는 이라크 정부가 반(反)테러 혐의로 수니파 부통령의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이라크 정정이 불안해지고 있다. 19일 이라크 사법위원회는 시아파 경찰관과 정부관리 등 공무원들을 암살한 혐의로 타리끄 알하시미 부통령의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라크 사법위원회는 앞서 알하시미 부통령에게 출국금지 명령을 내렸지만 그는 이미 전날 쿠르드족 지역으로 떠난 상태다.

뉴욕타임스는 “국영 TV가 알하시미 부통령 경호원 3명이 ‘우리가 (시아파 공무원들을) 테러했다’고 자백하는 영상을 내보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알하시미 부통령 측은 “경호원들이 부통령실 소속인 것은 맞지만 자백은 조작된 것이며 국영TV 방영 장면도 정치적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라크 정치분석가 레이다르 빗세르 씨도 뉴욕타임스에서 “시아파 현 총리인 누리 알말리키에 의해 이 같은 음모가 자행되었다고 보고 있다”며 “지금 이라크 내 수니파 정치인들은 모두 알말리키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2월 들어선 이라크 연립정부가 미군 철수 후 붕괴될 가능성도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 사건 하루 전날인 18일에는 이라크 전 국회의석 중 3분의 1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수니파 주도 정당들의 연합체 이라키야당이 “알말리키 총리가 권력을 독점하면서 민주적인 절차를 파괴하고 있다”며 의회 등원을 거부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수니파 수장 살레 알무틀라끄 부총리는 “우리가 등원을 거부한 것은 알말리키의 독재가 계속될 때 이라크가 재앙을 겪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알말리키 총리는 의회에 알무틀라끄 부총리 불신임을 요청했다. 미국 정부도 우려의 뜻을 표명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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