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메시지 못하면 생명이 위험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5일 0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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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민주공화국 정부가 최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송수신을 금지하자 농아들이 위급상황에 대한 정보를 받을 수 없어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이라며 호소하고 나섰다고 BBC가 14일 보도했다.

민주 콩고에서는 4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1998~2003년 내전 이후 두 번째로 치른 지난달 대통령 선거에서 조셉 카빌라 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패배한 야당후부 에티엔 치세케디가 이번 선거에서 대대적인 부정이 저질러졌다고 반발하자 카빌라 정권은 공공질서 유지를 이유로 지난주 문자메시지 송수신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카빌라의 승리가 발표되고 나서 치세케디 후보 지지자들의 거리시위를 경찰이 진압하면서 수도 킨샤사에서 4명이 사망한 가운데 카빌라는 내주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취임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킨샤사에서 농아들의 단체를 이끄는 성직자인 키상갈라는 문자메시지를 작성해 보내면 전송이 되지 않는다며 "지난 3일부터 문자메시지 송·수신이 안돼 농아들이 정보교환을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아돌프 루마누 민주 콩고 내무장관은 "대선과 총선이 치러진 지난달 28일 전후로 종족 간 증오심과 반란, 외국인 혐오증을 부추기는 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사용됐다. 공공질서 유지를 위해 문자메시지를 금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키상갈라는 정부의 이번 조치로 1백40만 명에 이르는 농아들이 사회로부터 완전히 격리됐다며 "농아들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으며 일부는 병원에 입원해 있고, 일부는 죽어가고 있다. 정보를 교환하지 못하면 이러한 사실도 알 길이 없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예전에는 많은 사람이 일요일마다 교회에 모여 예배를 봤으나 이제는 교회에도 거의 오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농아센터의 프레디 마타 실장은 선거가 끝나고 지난주 폭력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농아들은 총소리를 듣지 못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외출해도 좋은지를 물어봐야 했다며 "도시에 총성이 울리고 나서 농아들에게 외출을 삼가라고 경고를 하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전송되지 않아 안타까웠다"고 설명했다.

인권단체들은 값싸고 빠른 문자메시지를 금지하면 콩고 국민 대부분이 피해를 당하게 되며, 특히 휴대전화 수신상태가 좋지 못한 외딴 지역에서는 반군의 공격을 문자메시지로 알려주고 있어 자칫 주민들의 생명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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