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힐러리, 러시아 시위 부추기지 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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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사주 받는 불법시위 엄단” 경고내일 80개 도시서 反푸틴 시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8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러시아인들의 총선 부정에 대한 항의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총선 이후 계속되는 선거 부정 항의 시위에 대해서는 “합법적 시위는 보장하지만 법을 어기는 시위는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 보도했다.

푸틴 총리는 친정부 성향의 정치조직 ‘전 러시아 국민전선’ 대표들과의 면담에서 “일부 활동 그룹은 클린턴 장관으로부터 신호를 받고 ‘적극적인 활동’(시위)에 나섰다”며 “외국의 사주를 받아 러시아 국내 정치 과정에 간섭하려는 자들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클린턴 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 국민이 진보하고 더 나은 미래를 실현할 수 있는 권리와 열망이 있음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12월 8일은 1991년 소련(USSR)을 구성하고 있던 러시아 벨라루스 그리고 우크라이나가 ‘벨로베츠 조약’에 서명해 소련이 공식 해체된 날”이라며 “푸틴의 미국 비난은 20년 전 냉전시대 화법으로의 회귀를 보여 준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 총선 부정에 항의하는 ‘반(反)푸틴 시위’가 러시아 전역 80개 이상의 도시로 확산될 조짐을 보여 유혈 진압이나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야당과 총선 부정에 항의하는 단체 등은 10일 모스크바의 ‘혁명광장’을 비롯해 전국 80개 이상의 도시에서 부정 선거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8일 보도했다. 모스크바 시위의 경우 2만 명 이상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참가 의사를 밝혔으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5500명 이상이 시위에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푸틴 총리는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내년 3월 치러지는 대통령선거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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