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집권당 몰락’ 도미노]오바마-사르코지 “우리 떨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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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 극적 호전 없는 한 내년 재선 가능성 빨간불
총선패배-투표부정 시비… 러시아 푸틴도 대선 비상등

2012년은 지구촌 강대국 지도자들의 무덤이 될 것인가. 경제난과 빈부격차 등이 격화시킨 민심의 분노는 내년 11월 재선에 도전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내년 4월 역시 재선에 도전하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위협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11월 국정수행 지지율은 43%다. 이는 재선 도전을 앞둔 역대 미 대통령의 집권 3년차 11월 지지율 중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 이에 따라 3년차 12월에 지지율 50%를 넘지 못한 첫 현직 대통령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최근 각종 대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다소 올라 30∼35%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에겐 여전히 10% 안팎의 차로 뒤지고 있다. 17년에 걸친 우파의 장기 집권에 대한 염증과 경제위기가 주요 원인이다. 올해 치러진 지방 선거, 상원의원 선거 등 모든 선거에서 사회당에 패배한 데다 국민의 60% 이상이 정권 교체를 바라고 있어 재집권이 어려운 상태다.

내년 3월 대선을 치르는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당연히 당선’될 것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갑작스레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5일 총선에서 푸틴의 통합러시아당이 과반 득표에도 못 미치는 사실상의 패배를 한 데다 부정선거에 대한 성난 민심이 폭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도 10월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자리를 이어받고 새 지도부가 출범한다. 경제위기에선 한발 비켜서 있고 공산당 독재 시스템에 따른 권력의 세대교체지만 중국 내부에서도 ‘독재 타도’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올 하반기 들어 문화예술계를 중심으로 공산당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전례 없이 자주 터져 나오고 있다.

이들 강대국을 포함해 2012년에는 1월 대만 총통선거를 시작으로 한국 인도 핀란드 멕시코 등 전 세계 29개국에서 대선이나 총선이 치러진다.

장훈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80년 만에 찾아온 대규모 지구촌 경제위기로 전 연령층이 불안에 떠는 상황에서 첫 번째 타깃은 보수냐 진보냐에 상관없이 집권당이 된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본인도 진보적이고 선출 과정도 상당히 진보적이었지만 지금은 진보 측도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정치 전반에 대한 불신이 만연해 있다. 앞으로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이러한 불만이 폭발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제도권 정치 자체를 부정하는 시대가 왔다”고 덧붙였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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