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얀마에 北과 군사적단절 최우선 강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일 0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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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5대 우려사항중 첫째 해결과제 역설

미얀마를 방문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테인 세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관계 개선의 조건으로 북한과의 군사적 협력 단절을 필두로 한 각종 요구사항들을 전달했다고 미국이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미얀마 수도 네이피도에서 세인 대통령과 회동한 자리에서 양국관계의 "새로운 단계"을 맞이하자는 제안과 함께 손에 잡히는 개혁 성과를 요구하는 내용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메시지를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메시지에서 "미국은 민주주의로 이양하고 인권보호를 촉진하려는 당신의 노력을 어떻게 지지하고, 진전시킬 수 있을지 모색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얀마가 가시적 개혁 성과를 낼 경우 세인 대통령의 위상을 세워줄 용의가 있음을 보여준 신호였다고 현장의 미측 당국자들은 전했다.

또 클린턴 장관은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보건·환경 분야 지원 프로젝트인 '메콩강 하류 이니셔티브'에 미얀마를 옵서버 자격으로 초청하고 미얀마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임무를 지지한다고 밝히는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클린턴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것은 점진적인 조치들이기에 개혁의 동력을 유지한다면 우리는 더 나아갈 준비가 돼 있다"며 "그런 정신에 입각, 우리는 양국의 외교관계를 개선하고, 대사를 교환하기 위해 무엇을 할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은 지난 1990년 당시 민주화 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정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뒤 군사정권이 정권 이양을 거부하자 미얀마 주재 대사를 철수시켰다. 현재는 대사 직무 대리가 옛 수도인 미얀마에 주재하고 있다.

클린턴 장관은 "우리는 미얀마의 정치·경제 개혁을 원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취하는 모든 조치는 숙고를 거칠 것이며, 개혁의 진전 상황에 맞춰서 이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클린턴 장관을 수행중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현지에서 브리핑을 갖고 "클린턴 장관은 다섯 가지 분야의 우려사항을 밝혔고, 이 분야에서 진전이 이뤄질 경우 미국은 관계개선을 위한 추가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다섯 가지 우려 중 첫번째는 북한과의 군사적 협력에 대한 우려, 핵 우려였다"며 "클린턴 장관은 북한과의 군사적 연대를 완전히 단절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나머지 우려사항들로 ▲모든 정당의 선거참여 등 정치개혁 조치 ▲소수민족 인권탄압 중지 ▲정치범 석방 ▲집회. 결사의 자유, 언론자유 등 법치주의 개혁 등을 꼽으며 조속한 개혁을 클린턴 장관은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미얀마 정부가 이들 분야에서 꾸준하게 개혁조치를 취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미국의 우려사항이 조속하게 해소될수록 우리는 관계정상화를 위해 더욱 신속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 장관의 설명은 매우 상세하고 구체적이었다"며 "미국은 행동대 행동, 조치대 조치의 원칙으로 호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장관은 세인 대통령과의 회동에 이어 양곤의 미국대사관에서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와 만찬 회동을 갖고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서한에서 "민주주의를 향한 용감하고, 흔들림 없는 투쟁"에 경의를 표한 뒤 "당신이 민주주의, 인권, 정의의 가치를 공유하는 전 세계인에게 불어넣은 영감에 감사한다"며 "우리는 당신을 지금은 물론 언제나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2일 오전 수치 여사와 다시 만나 보다 공식적인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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