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고등훈련기 ‘T-50’ 이스라엘 수출 물거품 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현지신문 “伊와 이미 가계약”… 일각선 “흥정용 언론 플레이”

2012년 초 도입할 차세대 고등훈련기로 한국의 'T-50 골든 이글'과 이탈리아의 'M-346 마스터'를 저울질하던 이스라엘이 이탈리아와 사전합의(preliminary agreement)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UPI통신은 14일 "이스라엘 공군이 1967년부터 운용해온 미국제 훈련기 'A-4 스카이호크'를 대체할 차세대 고등훈련기 계약을 둘러싸고 이스라엘과 한국 관계가 점점 악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앞서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9일 "우디 샤니 국방부 국장이 이미 6개월 전에 이탈리아 측과 도입 조건에 사전 합의했다"며 "합의 문건은 애초에 논의되던 틀(고등훈련기 도입 문제)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이스라엘과 이탈리아 양국이 고등훈련기뿐 아니라 광범위한 국방 분야의 협력에 합의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하레츠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이스라엘이 M-346을 차세대 고등훈련기로 도입하는 것을 전제로 자국의 위성 프로젝트를 이스라엘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이스라엘제 무인항공기를 도입하는 등 10억 달러(약 1조1250억 달러) 이상의 추가 거래를 하기로 합의했다.

하레츠는 "(이스라엘) 공군이 경쟁 기종 심사평가 보고서를 (국방부에) 제출했다. 최종 결정은 국방부의 손에 달렸다. 이 계약이 가져올 경제적 파급 효과가 결정 요소"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T-50의 이스라엘 수출이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으로는 이스라엘이 고등훈련기 수입 단가를 낮추기 위해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측은 15일 "이런 사실(사전합의)에 대해 한국 정부 및 KAI가 알고 있다. 이스라엘에 공정한 절차의 사업 추진을 요청한 바 있다"고 밝혔다. KAI 관계자는 "이스라엘 고등훈련기 구매사업은 현지 진행중"이라며 "T-50의 이스라엘 수출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국 국방부 관계자들은 지난주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탈리아와의 사전합의 문제에 대해 따지고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며 불만을 표시했다고 하레츠가 전했다. 한국은 이스라엘이 이탈리아의 손을 들어준다면 한-이스라엘 무기 거래를 전면 폐기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연간 2억8000만 달러 상당의 무기를 한국에 수출하고 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