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런던 어학연수 신정옥 씨 피살 미스터리… 진범은 性도착 연쇄살인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9년 전 영국 런던에서 살해된 한인 어학연수생 신정옥 씨(당시 26세) 살해범은 ‘머리카락 성도착 연쇄살인범’이었나. 6월 30일 영국 윈체스터 크라운 법원은 9년 전 이웃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탈리아 출신 다닐로 레스티보(39)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이번 재판에서 레스티보의 엽기적 범죄행각이 드러나면서 역시 9년 전 발생한 신 씨 피살 사건도 레스티보의 범행일 것이라는 심증이 굳어가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레스티보는 2002년 11월 12일 영국 휴양도시 본머스에서 이웃 주민 재봉사 헤더 바넷 씨(당시 48세) 집에 들어가 그녀를 망치와 곤봉으로 잔인하게 때리고 목을 잘라 살해했다. 그는 1993년 9월 12일 이탈리아 남부 포텐차에서 엘리사 클랩스 씨(당시 16세)를 살해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판결을 받았다.

레스티보의 연쇄 살해 행각이 밝혀지면서 신 씨 피살사건도 재조명되고 있다. 2002년 7월 12일 밤 본머스 주택가에 살고 있던 신 씨는 귀가 도중 등에 칼을 맞고 사망했다. 신 씨는 어학연수를 예정보다 일찍 마치고 체류 비자 잔여 기간 동안 호텔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 후 영국 경찰은 모로코 출신 영국인 오마르 벤귀트(30)를 용의자로 체포했다. 벤귀트는 2005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재판 당시 배심원들이 ‘벤귀트가 한 한국 여자를 죽였다’는 한 성매매 여성의 진술에만 의존해 유죄판결을 내렸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복역 중인 벤귀트는 현재 항소 중이다.

그런데 영국 언론은 최근 드러난 레스티보의 범죄행각 중 △여성들이 살해된 날이 똑같이 ‘12일’이고 신 씨가 살해당한 날도 12일이라는 점 △신 씨도 레스티보에게 살해당한 여성들처럼 시신 근처에서 여자의 머리카락 뭉치가 발견됐다는 점 △신 씨가 살해당한 곳이 레스티보가 살고 있는 집에서 불과 세 블록 떨어진 곳이라는 점 등을 들어 신 씨가 레스티보의 희생양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법원은 레스티보가 2002년 본머스의 극장가와 버스에서 여성 15명의 머리카락을 가위로 자르고 도망간 혐의도 인정했다. 수사관은 레스티보가 “여성의 자른 머리카락을 만지거나 냄새를 맡으면 성욕을 느끼는 성도착자”라고 표현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