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BBC ‘인도 아동 강제노동’ 화면조작 파문

  • 동아일보

방송 3년만에 실수 인정 사과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방송 주제에 맞춰 조작된 화면을 내보낸 것으로 밝혀져 영국 사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

BBC 뉴스는 16일 “2008년 ‘파노라마’ 프로그램에서 개연성은 높지만 사실과 다른 프로그램을 내보냈다”고 보도했다. 파노라마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으로 문제가 된 방송은 중저가 의류 회사인 ‘프리마크’가 아동 노동을 착취하고 있는 것처럼 묘사했다. 당시 파노라마는 2009년 인도 벵갈루루에서 옷을 만드는 인도 어린이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윤리를 내팽개친 기업체 덕분에 영국 사람들이 최신 패션을 싼값에 입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방송 직후 프리마크는 반발했다. 인도 하청업체에 옷 생산을 맡긴 건 사실이지만 사실 확인 결과 어린이들에게 강제 노동을 시켰다는 BBC 주장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결국 BBC를 감독하는 기관인 ‘BBC 트러스트’에서 진상 조사에 나섰다. 3년에 걸친 조사를 통해 “이 화면은 사실과 다를 확률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이들이 너무 큰 바늘을 쓰는 등 실제 근로자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에 대해 BBC는 “이 프로그램은 절대 방송되지 말았어야 했다”라며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방송의 전체 신뢰성을 지키는 길이라 생각해 사과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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