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IMF 성차별문화’ 보도… 여직원들 항의서명-서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뭐! 우리가 치마도 못 입는다고?”

“국제통화기금(IMF) 여직원들은 관심을 끌기 싫어 치마도 못 입는다고? 이것은 IMF에 대한 모욕이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총재의 섹스스캔들로 IMF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IMF 여성 간부를 포함한 여직원들이 ‘성희롱에 취약한 IMF 내부 문화’를 다룬 일부 미국 언론의 보도에 반발하고 나섰다. IMF 본부에 근무하는 여직원 679명은 23일 뉴욕타임스의 20일자 보도에 항의하는 서명과 서한을 보냈다. 서명에는 본부 여직원의 64%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IMF에서 남성들은 먹이를 찾아 헤매고 여성들은 경계한다’는 제목의 20일자 1면 기사에서 2008년 내부 문건을 인용해 IMF에 만연한 남성 중심 문화를 고발했다. ‘상사와 부하직원 간 친밀한 인간관계는 성희롱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IMF 규정 탓에 여직원들이 기구 내에서 성희롱에 더욱 쉽게 노출됐다는 것이 기사의 요지였다.

NYT 보도가 나가자 다른 언론들도 IMF 내부 문화를 다룬 기사를 잇달아 보도했다. CBS뉴스는 “비정상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사내 연애와 성희롱, 부적절한 행실 등은 취약한 성적 규범 탓”이라며 IMF를 비판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도 홈페이지에 게재한 뉴욕타임스 기사에 “IMF는 국제적인 남성단체 회원 집합소(International Male frathouse)”라는 제목을 달았다.

보도를 접한 IMF 여직원들은 NYT에 보낸 서한을 통해 “몇몇 사람들의 인터뷰와 문건에 의존해 작성한 기사는 이 기구를 상당히 잘못 묘사했다”며 “사내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즉각적으로 보고할 수 있도록 이달 초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고 주장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