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망언제조기’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 4선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4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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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지방선거 개막을 알리는 12개 도도현(都道縣) 지사 선거가 24일 고시됐다. 도쿄도를 비롯한 12개 도도현 지사 선거는 이날 고시돼 다음달 10일 일제히 투표를 실시한다.

지사 물갈이가 실시되는 광역지방자치단체는 도쿄도를 포함해 홋카이도(北海道), 가나가와(神奈川)현, 후쿠이(福井)현, 미에(三重)현, 나라(奈良)현, 돗토리(鳥取)현, 시마네(島根)현, 도쿠시마(德島)현, 후쿠오카(福岡)현, 사가(佐賀)현, 오이타(大分)현 등이다.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은 수도 도쿄도 지사선거다. 도쿄도 지사선거에는 10명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4선에 도전하는 현 지사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78)와 히가시고쿠바루 에이오(東國原英夫, 53) 전 미야자키(宮崎)현 지사의 대결이 흥미를 끌고 있다.

이시하라는 무소속이지만 자민당이 적극 지원하는 후보다. 이번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은 독자 후보나 추천후보를 내지 않았다. 히가시고쿠바루는 특정 정당을 업지 않고 무소속으로 독자 출마했다.

임기 4년인 도쿄도 지사를 3기째 연임하고 있는 이시하라는 극우 정치인으로 악명이 높다. 일본의 핵무장을 촉구하는가 하면 "한국을 병합한 것은 한국이 원한 것" 등 여러 차례 망언을 서슴지 않아 국제적으로 비판을 받은 장본인이다.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도 일본의 2차대전 종전기념일인 8월 15일에 열심히 참배하러 가는 대표적 정치인이다. 이 같은 극우 행보와 망언에도 불구하고 도쿄도 시민들은 그를 열렬하게 지지해 높은 인기를 얻으며 3선 지사로 승승장구해 왔다.

이시하라는 1999년 4월 처음 도쿄도 지사에 당선된 뒤 잇따라 두차례 선거에서 승리했으며 2007년 3선 출마 당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자민당의 간청에 다시 출마를 결정했다.

'일본인의 정신 재무장' 등을 주장하며 일본 제국주의 시대를 연상시키는 사상을 강조한 그는 최근 동일본 대지진을 '천벌'이라고 발언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받아 사죄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히가시고쿠바루 전 지사는 연예인 출신이라는 지명도를 활용해 일본의 시골인 미야자키현을 널리 알리는데 큰 업적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미디언 출신의 히가시고쿠바루는 작가, 배우로서도 활동했으며 미야자키 지사 당시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현직을 수행하면서도 방송에 자주 출연하면서 이미지를 관리했다.

하지만 최악의 대지진과 쓰나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 등으로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거국적인 피해지역 복구지원 태세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지진 피해지역인 이와테(岩手), 미야기(宮城), 후쿠시마(福島) 3개현의 기초자치단체장과 의원 선거를 포함한 27개 선거는 2개월¤6개월 정도 연기됐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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