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일본 친구들 돕고싶어요” 이주여성들도 ‘한푼 두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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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3시경 광주 서구 화정동 광주출입국관리사무소 3층. 몽골 출신 이주여성 뭉궁토야 씨(28·광주 서구 월산동) 등 결혼이민자네트워크 회원 서너 명이 일본 오사카(大阪) 출신 이주여성 오무라 요시코(尾村美子·39·화정동) 씨에게 성금이 든 봉투를 건넸다. 그 순간 오무라 씨는 눈물을 글썽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뭉궁 씨는 “대지진이라는 재앙에 힘겨워하는 일본 친구들을 돕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회원들이 돈을 모았다”고 말했다. 오무라 씨는 “같은 이주여성 동료들과 한국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며 “이 온정의 마음을 모국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결혼이민자네트워크는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 러시아 필리핀 등 9개국 이주여성 29명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체. 회원 28명은 14일 회장인 오무라 씨를 빼고 일본 돕기 성금 모금에 나섰다. 시간이 없는 탓에 전화연락을 통해 성금 1만∼2만 원씩을 냈다. 뒤늦게 모금 사실을 안 오무라 씨도 성금을 보탰다.

광주·전남지역 이주여성(1만805명) 중 일본 출신은 734명. 이 가운데 10여 명이 대지진으로 현지 가족들과 연락이 되지 않거나 가족들이 부상을 당하는 직접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일본 출신 이주여성은 곤란한 가정형편에 일본에 갈 항공료 등을 마련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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