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최저임금 또 20% 인상… 고임금시대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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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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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을 기초로 한 기업의 중국 진출은 이제 종지부를 찍을 것 같다. 중국 베이징(北京) 시 정부는 27일 내년 1월 1일부터 월 최저임금을 기존의 960위안(약 16만6464원)에서 20.8% 오른 1160위안(약 20만1144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28일 보도했다. 베이징 시는 파트타임 근로자의 평일 최저임금도 시간당 11위안에서 13위안으로 인상했다. 법정 공휴일 최저임금은 시간당 25.7위안에서 30위안으로 올랐다.

중국의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내년 최저임금 인상 계획을 발표한 것은 베이징 시가 처음이다. 베이징 시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20% 넘게 올림에 따라 중국의 다른 지방정부도 줄줄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잇달아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베이징 시는 올해 7월 1일 최저임금을 20% 올린 데 이어 내년부터 또다시 20.8%를 올리기로 함에 따라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은 6개월 만에 무려 40% 이상 크게 뛰었다.

중국 정부는 제12차 5개년 경제발전계획(12·5계획) 기간(2011∼2015년)에 심각한 소득불균형 현상을 바로잡고 내수를 촉진하기 위해 서민들의 가처분 소득을 높이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어 올해처럼 내년에도 각 지방의 최저임금 상승이 잇따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8개월 만의 최고치인 5.1%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물가 상승에 따라 근로자 임금 인상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20% 안팎으로 최저임금을 올린 중국의 각 지방정부는 내년에도 베이징 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역의 최저임금이 대부분 2년 만에 무려 40%가 오르는 셈이다. 중국도 이제 ‘고임금 시대’에 들어서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5년 전 580위안에 불과하던 베이징 시의 최저임금은 내년엔 1160위안으로 6년 만에 2배로 오른다.

중국의 잇단 최저임금 인상 움직임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금을 활용하기 위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박한진 KOTRA 베이징 무역관 부관장은 “12·5계획 등 중국 경제의 운영 기조를 보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최저임금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돼 인건비에 의존하는 임가공 업체 등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이런 초고속 임금 인상 경향에 맞춰 빨리 적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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