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북중관계 이간질”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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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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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추시보 “美실수인지 계산된 누출인지 의심”… ‘北불신’ 내용 등 파장… 中외교부는 논평 자제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 내용 중에는 북한과 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 고위 관리나 외국 주재 중국 외교관들의 발언이 적지 않다. 이에 중국 당국은 당혹하고 있으며 일부 내용은 논란이 되고 있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1일 ‘위키리크스 공개는 중국과 북한을 이간질하려는 함정’이라며 화살을 미국 정부에 돌렸다. 환추시보는 공개된 내용들이 근거가 부족함에도 폭발성을 띠고 있다며 일부 내용은 미국의 전략적인 이익과도 부합해 이번 정보누출이 미 정부의 실수인지 세심하게 연출된 외교 고육책인지 의심이 들 정도라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한 언론도 “이번 공개로 미국도 곤혹스러워졌지만 비밀내용이 폭로된 국가는 더욱 곤란한 상황을 맞아 (미국에 의한) 음모의 냄새도 난다”고 분석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북-중 관계를 곤혹스럽게 하는 내용들로는 “중국은 한반도의 통일을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 “북한은 믿을 만한 동맹 친구가 아니다” “한국이 한반도를 통일할 것으로 믿는다” “북한은 전 세계에 위협이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은 미국의 주의를 끌려는 것이다” 등을 들었다.

상하이(上海) 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센터 자오궈쥔(趙國軍) 연구원은 “미국은 이라크전쟁 때도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정보기관의 잘못된 정보로 전쟁을 일으켰기 때문에 이번 전문 내용도 너무 믿을 필요가 없다”며 “그럼에도 북-중 관계를 소원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국제문제 전문지 포린폴리시 인터넷판은 지난달 30일 위키리크스 폭로로 북한은 이제 중국을 포함해 아무도 믿을 자 없다는 확신을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북한은 유일하게 자신들을 지지해온 중국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현실 인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북한이 중국과 미국의 완충국가로서의 전략적 가치를 잃었으며 중국이 한국의 주도 아래 한반도의 통일을 수용할 것이라는 중국 관리의 말이 공개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등골을 오싹하게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달 30일 정례브리핑에서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이 “관련 보도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한 것 외에는 공식 논평을 하지 않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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