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테러의 새 근거지로 지목받고 있는 예멘에서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송유관 일부가 폭발했다. 일부 외신은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2일 오전 8시경(현지 시간) 예멘 남부 샤브와 주의 주도인 아타크 시에서 동쪽으로 25km가량 떨어진 사막 지역에서 석유탐사 4광구의 송유관이 폭발했다. 전체 204km 송유관 구간 중 샤브와에서 마리브 주 방향으로 31.5km 정도 떨어진 지점이다. 석유공사는 “폭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파견된 10명의 직원 모두 무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 주변에 폭발물 잔해가 있는 것으로 미뤄 누군가가 고의로 폭발시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예멘 보안당국의 한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타이머가 달린 폭발물에 의한 폭발로 보인다”며 “알카에다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송유관 밑부분에 설치돼 있던 두 개의 폭탄이 동시에 터졌다”며 “사건 현장에 알카에다 범행으로 추정할 흔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예멘 보안당국은 급히 책임자를 현장에 보내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파괴된 송유관을 복구하기 위해 기술팀도 급파했다.
폭발이 발생한 4광구는 2007년 7월 석유공사 컨소시엄이 예멘석유공사(YICOM)와 공동 운영 계약을 체결하고 운영을 시작한 곳이다. 공사 관계자는 폭발 원인과 관련해 “중동 지역에서 송유관 폭발은 드문 일이 아니다”며 “알카에다 등이 추정되고 있지만 폭발 원인을 자세히 언급하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예멘은 최근 예멘발 미국행 화물기의 폭탄소포 테러 모의 사건이 적발되면서 ‘아라비아 반도 알카에다(AQAP)’ 같은 국제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으로 지목된 나라다. 더구나 폭발 사고가 발생한 샤브와 주는 예멘 정부군과 알카에다 간 교전이 지속돼 치안이 좋지 않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예멘 보안당국은 이번 폭탄소포 사건과 관련해 핵심 용의자 검거를 위해 샤브와 주와 마리브 주에 특수부대를 파견해 군사 작전에 들어간 상태다.
외교부는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주예멘 한국대사관 직원이 사고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으로 떠났다”고 밝혔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알카에다의 소행 여부를 주시하고 있지만 인근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자원 개발과 관련해 불만을 표출한 시위였을 수도 있다”며 “4월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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