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책 쓸 줄 알아요”… 부시의 특별한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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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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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 금융무역협회. 지난해 1월 퇴임한 뒤 고향인 텍사스의 초야(草野)에서 은인자중하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사진)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음 달 9일 출간되는 회고록 ‘결정의 순간들(Decision Points)’ 출간을 기념한 공개행사였다.

부시 전 대통령은 “내가 책을 냈다는 사실은 일부 인사에게는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며 “특히 책을 쓰기는커녕 글을 읽을 줄도 모르는 까막눈인 줄 알았던 사람들에게는 그럴 것”이라고 농담을 던져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나는 화려한 무대의 조명을 받겠다는 욕심이 추호도 없다”며 “책이 나오는 동안 잠시 모습을 드러내겠지만 다시 수면 아래로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이 후임자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볼썽사나운 것”이라고도 했다.

2일 치러지는 중간선거에 대해서는 “역사적인 관점에서 볼 때 현직 대통령이 몸담고 있는 당은 의회의 의석을 잃을 확률이 높다”며 “문제는 과연 얼마나 많은 의석을 잃느냐는 것”이라고 말해 공화당의 약진을 전망했다.

자신이 남긴 역사적 유산과 관련해서는 “국가를 위한 최우선 과제가 무엇인지를 사심 없이 설정한 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사내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그는 “내가 임기 동안 한 일 가운데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진정한 위협에 처한 국가를 안전하게 지켜낸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퇴임 직후 애견 바니를 데리고 산책을 나섰는데 바니가 갑자기 배설해 비닐장갑을 낀 손으로 온기가 있는 ‘그것’을 손수 수거해야 하는 순간 내가 권력에서 떠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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