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예산 147조원-공무원 50만명 줄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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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5년간 초강력 긴축… 병력도 1만7000명 감축

영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폭의 예산 감축에 들어간다. 보수당 정부는 산더미 같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약 50만 명의 공무원 축소를 포함한 혁명적인 공공 지출 축소 방안을 내놓았다.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은 20일 의회 연설에서 1560억 파운드(약 277조 원)의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2015년까지 앞으로 5년간 830억 파운드(약 147조 원)에 이르는 예산을 감축하고 세수를 늘려 재정적자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처별로 평균 19%의 예산이 줄어들고 2014∼2015년 49만여 명의 공무원이 감축될 것이라고 영국 언론은 보도했다.

오즈번 장관은 “오늘은 영국이 지난 10년 동안 쌓여온 빚더미의 절벽에서 다시 돌아오는 그날”이라며 “어려운 길이지만 우리를 더 나은 미래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즈번 장관의 발표에 따르면 경찰 예산은 매년 4%씩 줄어든다. 왕실 예산도 14%까지 깎인다. 정부는 최근 공공 지출 축소 방안의 일환으로 부모 가운데 한 명이 연간 4만4000파운드(약 7800만 원) 이상을 버는 120만 고소득 가구에 2013년부터 육아수당 지급을 중단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연금 수령 연령도 남녀 65세에서 2020년까지 66세로 올라간다.

이에 앞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19일 하원에서 국방예산을 8% 삭감하는 내용의 국방 안보 전략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군 병력은 향후 5년에 걸쳐 육군 7000명, 공군 5000명, 해군 5000명 등 1만7000명이 줄어들고 국방부 공무원도 2만5000명 감원된다.

또한 해군사령관이 탑승하는 기함 아크로열 항공모함이 당초 일정을 4년 앞당겨 즉각 퇴역하고 항공모함에서 기동하는 80대의 수직 이착륙 전투기 해리어도 폐기된다.

해군 호위함과 구축함은 현재 23척에서 2020년까지 19척으로 줄어든다. 핵잠수함 트라이던트 개량 계획도 최소 5년간 늦춰지면서 규모를 축소해 7억5000만 파운드(약 1조3300억 원)를 절감키로 했다. 퀸엘리자베스와 프린스오브웨일스 등 2척의 항공모함 건조계획은 계약 중단에 따른 손실이 더 큰 점을 감안해 예정대로 추진되지만 한 척만 운용하고 한 척은 운용이 보류된다. 이와 관련해 캐머런 총리는 “영국의 세계 4위의 국방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목표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의 국방비는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야당인 노동당은 국방개혁안이 연립정부의 재정 적자 감축 계획에 맞추기 위해 5개월 만에 졸속으로 추진됐다고 지적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영국 예산 감축 주요 내용>

△5년간 830억 파운드(약 147조 원) 감축 △5년간 49만 명 공무원 감축

△2년간 공무원 봉급 동결 △부모 중 한 명이 연간 4만4000파운드(약 7800만

원) 이상 버는 120만 고소득 가구에 2013년부터 육아 수당 지급 중단

―국방 분야

△군 병력은 향후 5년에 걸쳐 총 1만7000명 감축. 국방부 공무원 2만5000명

감원 △기함 아크로열 항공모함은 당초 일정보다 4년 앞당겨 즉각 퇴역.

80대의 수직 이착륙 해리어 전투기도 폐기 △해군 호위함과 구축함은 23척

에서 2020년까지 19척으로 축소. 핵잠수함 트라이던트 개량 계획도 최소

5년간 늦추고 규모도 축소 △신형 항공모함 2척 가운데 한 척만 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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