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봉쇄 완화로 선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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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물자 제외 모든것 허용
해 상수송 아닌 육로만 가능”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강력한 봉쇄정책을 펼쳐온 이스라엘이 육로봉쇄를 완화하기로 결정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17일 성명을 통해 “국제 감시를 받는 민간 프로젝트에 필요한 물품의 가자지구 반입을 확대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무기와 전쟁물자의 유입을 막기 위한 보안절차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어떤 물품을 반입 허용대상으로 정할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배편을 이용한 무기 반입 가능성 때문에 이스라엘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해상 봉쇄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알려졌다.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한 이후 최근 3년간 철저한 봉쇄로 일관해온 이스라엘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은 지난달 말 이스라엘 해군특공대의 국제구호선 공격 이후 직면한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과 유럽연합이 이스라엘을 향해 봉쇄정책의 완화 또는 해제를 강하게 요구했던 게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격적인 봉쇄 완화 결정에 앞서 중동평화 4자회담 특사인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최근 연쇄 접촉을 갖고 가자지구 내 물품 반입을 확대하는 내용의 새로운 접근법에 합의했다. 이후 네타냐후 총리는 16일 안보내각을 소집해 8시간 동안 마라톤 토의를 벌인 데 이어 17일 다시 안보내각 회의를 개최해 봉쇄 부분 완화를 결정했다.

이스라엘 정부 소식통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금속파이프와 시멘트 등 건축자재 반입을 허용하는 등 반입금지 품목을 크게 축소하기로 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건축자재가 가자지구로 들어가면 군사용으로 전용될 것이라며 반입을 철저하게 막아왔다. 또 국경 일대에는 유럽연합과 팔레스타인자치정부 등이 참여하는 국제감시단이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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