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항공기 추락 사망자 97명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4일 20시 44분


코멘트
지난 10일 발생한 폴란드 대통령 전용기 추락 사고의 사망자 수가 96명이 아닌 97명으로 재확인됐다.

러시아 비상대책부는 14일 성명에서 "전체 승객은 8명의 승무원을 포함해 97명으로 확인했으며 모두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러시아 항공 관계자들은 물론 현지 언론들도 희생자 수가 96명이냐 97명이냐를 두고 혼선이 빚은 바 있다. 비상대책부는 또 "이날 오전 6시 현재 64명의 신원 확인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전날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의 부인인 마리아 여사의 유해를 폴란드로 운구한 데 이어 이날 가족들의 입회하에 신원 확인 절차가 끝난 30구의 시신을 폴란드로 보낼 계획이다.

신원 확인 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고 원인과 관련해 여러 추측이 난무하면서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폴란드 의회 아르투르 고르스키 의원이 전날 폴란드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러시아 정부가 '카틴 숲' 추모 행사에 참석하려던 카친스키 대통령의 발길을 돌리려 항공기 착륙을 거부했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그는 러시아가 카친스키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꺼려 '의심스러운 이유'를 갖다대며 항공기 착륙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으며, "러시아 측은 카친스키 대통령이 추모행사에 참석하면 며칠 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유사한 추모 행사가 빛을 잃을 것으로 우려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들은 대통령을 태운 항공기를 모스크바나 민스크 공항으로 보내려했다"며 "공항에 안개가 꼈다거나, 항법 체계를 고치는 중이라 작동이 되지 않는다거나, 공항 활주로가 짧다는 의심스러운 이유를 댔다"고 덧붙였다.

이런 주장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조성된 양국 관계 화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카틴 숲 추모 행사에 참석해 러시아에 '새로운 출발'을 제안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르스키 의원의 주장은 사고기 기장이 공항 관제소의 회항 권고를 무시하고 착륙을 감행했다는 러시아 측의 주장을 뒤엎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사고 당시 관제소에 있었던 아나톨리 무라비오프 중령은 러시아 일간지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와 인터뷰에서 "조종사에게 기상 상태가 나쁘다고 경고했지만, 통제관을 말을 듣지 않고 착륙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석 통제관이 3번이나 저공비행 절차에 대해 설명을 했다"면서 조종사의 과실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또 일각에서 제기된 관제소와 기장 간 의사소통 문제에 대해 "러시아로 대화했지만, 간혹 서툰 영어를 썼다"면서 "사고기 조종사가 착륙 당시 했을 모든 조작행위에 대해 관제소에 알리지 않았는데 이는 아마 언어 장벽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고는 기상 상태, 조종사 실수, 그리고 반드시 착륙해야 한다는 조종사의 열의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 직전 2대의 비행기는 관제소의 지시에 따라 회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폴란드 언론은 비행기록장치(블랙박스) 해독 결과 사고기가 4번이 아닌 2번 착륙을 시도한 뒤 사고가 났으며 기장이 비행기 자체 결함과 관련해서는 어떤 보고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한편, 크렘린 공보실은 14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18일 열리는 카친스키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