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팔린 2000여대 리콜 불투명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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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여대 병행수입한 업체 문닫아
한국토요타 “본사 방침은 무조건 리콜”

2008년 4월 미국에서 생산된 도요타 ‘캠리’(사진)를 구입한 윤모 씨(62)는 요즘 운전대 잡기가 겁이 난다. 이 차는 가속페달에 결함이 생겨 미국에서 생산과 판매가 중단된 캠리와 같은 부품이 들어간 모델이다. 윤 씨는 도요타의 공식 수입원인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캠리를 한국시장에 판매하기 이전에 선우모터스라는 병행 수입업체를 통해서 차를 구입했다. 이 회사는 문을 닫은 상태다.

윤 씨는 한국토요타자동차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어 리콜 여부를 물었지만 “공식 수입업체를 통해서 들어온 차량만 서비스 대상”이라는 답변을 들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다.

가속페달 결함 문제로 리콜된 ‘캠리’ ‘아발론’ ‘프리우스’ ‘코롤라’ 등 미국산 도요타 차량 2000대 이상이 한국에서도 운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선우모터스가 2006년경부터 미국에서 수입해 판매한 차량이 약 1000대이며, SK네트웍스가 2007년 11월부터 2008년 말까지 홈쇼핑 등을 통해 판매한 미국산 캠리와 아발론도 150여 대에 이른다. 두 회사 외에 군소 딜러 4, 5곳이 미국에서 도요타 차량을 신차 또는 중고로 수입해 국내 시장에 판매했다. 게다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주재원 등으로 근무하면서 구입한 도요타를 국내에 들여온 경우도 적지 않다. 정확한 수치는 파악이 안 되지만 이런 차량을 모두 합치면 국내에서 운행 중인 리콜 대상 도요타 차량은 최소 2000대일 것으로 수입차 업계는 보고 있다.

선우모터스에서 근무했던 한 딜러는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지난해 10월 캠리와 라브4를 국내에 수입하기 전에도 캠리 등 도요타 모델을 찾는 수요가 제법 있어서 군소 자동차수입업자들이 미국산 도요타를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문제가 된 차량에 대해 무상으로 리콜을 하고 있지만 한국의 도요타 서비스센터에서는 명확한 대답을 주지 않아 해당 차량 소유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일 서울에 있는 도요타 서비스센터 두 곳에 전화로 확인한 결과 한 곳은 “우리 매장에서 판매한 차량이 아니라 서비스 의무가 없다”고 했고, 다른 곳에서는 “아직 한국토요타자동차의 지침이 없어 답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토요타코리아 관계자는 “리콜 대상에 해당되는 차량이라면 구입 경로와 관계없이 리콜을 해준다는 게 일본 본사 방침인데 아직 일선 서비스센터까지 전달이 안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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