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랜드마크 건물 중 하나인 유엔본부 건물이 18억8000만 달러(약 2조1244억 원) 규모의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간다. 반기문 사무총장(사진)을 비롯한 4000여 명의 직원은 공식적으로 11일부터 공사가 끝나는 2012년 중반까지 가건물 사무실과 인근 오피스 빌딩에 세 들어 근무할 예정이다.
반 총장 등이 임시로 근무하게 되는 가건물은 유엔본부 빌딩 바로 옆에 세워졌다. 백색 상자 모양의 조립식 건물로 볼품이 없어 유엔 직원들 사이에서는 ‘월마트’로 불린다. 반 총장은 4일부터 새해 첫 업무를 이 가건물에서 시작했고 11일 가건물 개관식을 갖고 공사 착수와 사무실 이전을 공식 선언한다. 유엔본부 건물이 대대적인 공사를 하는 것은 유엔 창설 이후 처음이다.
유엔본부는 1952년 건축 당시 40층짜리 초현대식 건물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함께 뉴욕의 랜드마크 빌딩이 됐다. 6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옥상층에 빗물이 새고 발암물질인 석면도 검출되는 등 뉴욕 시 소방 및 안전 기준에 미달할 정도로 낡아 코피 아난 사무총장 때부터 건물 개보수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반 총장이 취임한 뒤 구체적인 예산과 공사 기간 등 리모델링 계획이 최종 확정됐다.
유엔 관계자는 “건물을 새로 지으면 비용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공사 기간도 짧아지지만 유엔과 뉴욕 시가 이 건물의 역사적 상징성을 감안해 외관을 그대로 보전하기로 결정하면서 공사비용도 신축에 비해 두 배가량 더 들게 됐고 공사기간도 길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2년 6개월여의 공사가 끝나면 유엔본부 건물은 특수 유리로 시공된 외관 벽으로 햇볕을 흡수해 이를 건물 난방에 사용하는 친환경 건물로 탈바꿈한다.
반 총장은 8일 “과거 노신영 총리 의전비서관 시절 삼청동 총리공관 신축공사 책임을 맡았고 이범석 외무장관 보좌관으로 있을 때는 정부청사 이전으로 외교부 이전작업 실무를 담당했다”며 “유엔본부 리모델링은 내 생애 가장 큰 공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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