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발사 우주왕복선 인데버호 점검중인 케네디센터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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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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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검이 끝난 우주왕복선이 우주선 조립 빌딩(VAB)에서 로켓에 부착되고 있다. 이곳에서 조립이 끝난 우주왕복선은 5km 떨어진 발사대로 옮겨진다. 사진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
점검이 끝난 우주왕복선이 우주선 조립 빌딩(VAB)에서 로켓에 부착되고 있다. 이곳에서 조립이 끝난 우주왕복선은 5km 떨어진 발사대로 옮겨진다. 사진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
철통 보안속 수십명이 7개월간 정비-점검
세계 최고 160m ‘우주선 조립 빌딩’ 압권

“아무것도 손으로 만져서는 안 됩니다. 뾰족한 물건은 반드시 차에 두고 내리십시오. 전자파가 나오는 휴대전화도 전자장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두고 가셔야 합니다.”

17일(현지 시간) 플로리다 주 메리트 섬에 위치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케네디우주센터. NASA는 일급 기밀시설로 분류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케네디우주센터의 일부 내부시설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미 국무부를 통해 NASA의 취재 허가를 받은 20여 명의 외신 기자들은 우주센터에 들어갈 때부터 취재를 마치고 나올 때까지 안내를 나온 NASA 관계자의 ‘감시’를 받아야 했으며 NASA가 출입을 허가하지 않은 건물 근처에는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 발사를 앞둔 우주왕복선 사전 점검에만 7개월

외신 기자를 태운 NASA 버스가 우주왕복선 점검시설이 들어선 건물 앞에 도착하자 NASA 관계자들은 여러 차례 주의사항을 전달했다. 그레고리 해일 씨는 “내부에서 작업 중인 우주왕복선이나 부품 등을 절대 만지지 말라”며 “수개월 전 한 내방객이 부품을 잘못 만졌다가 외부가 손상돼 1만2000달러를 물어내야 했다”고 강조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몇 개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길이 37m, 높이 17m의 거대한 우주왕복선이 시야에 들어왔다. 내년 2월 4일로 발사가 예정된 인데버호였다. 수십 명의 엔지니어가 곳곳에서 분주히 움직이며 인데버호를 점검하거나 정비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정비팀에서 일하는 브라이언 르밴 엔지니어는 “인데버호는 사전 점검을 위해 7월 초에 이곳에 왔다”며 “다음 달 중순까지 이곳에서 작업을 한 뒤 다른 곳으로 옮겨져 발사 직전까지 마지막 점검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찾아간 시간에는 특히 인데버호 바닥면에 부착된 세라믹 특수 타일을 점검 또는 교체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이 타일은 우주왕복선이 지구로 귀환할 때 바닥면이 엄청난 열에 녹지 않고 견딜 수 있도록 보호해주는 기능을 한다. 르밴 씨는 “우주왕복선 바닥면에는 1개에 5000달러짜리 타일이 2만4000개 부착된다”고 말했다. 이 타일은 보통 우주왕복선이 50∼60차례 비행하는 동안 쓸 수 있지만 비행을 마치고 올 때마다 손상된 타일을 찾아 교체해줘야 한다.

○ 조립 완성에 박차를 가하는 우주정거장 부품 제작 현장

인근 국제우주정거장 부품 제작 현장에서는 내년 2월 인데버호가 우주정거장으로 실어 나를 원형 모양의 거대한 저장소가 제작되고 있었다. 버스 3대 정도 크기의 이 저장소는 내년 말 우주왕복선이 퇴역하기 전 우주정거장에 갖다 줄 마지막 부품 중 하나다. 에릭 홀버트 엔지니어는 “이 정도 크기의 부품은 NASA의 우주왕복선 이외에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 등 다른 나라의 우주선은 탑재할 능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주왕복선이 퇴역하기 전에 완벽하게 만들지 않으면 우주정거장 조립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이곳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들이 더욱 긴장하며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홀버트 씨는 우주정거장이 완성되면 6명의 우주인이 최대 6개월 동안 머물면서 각종 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우주왕복선과 로켓이 합체되는 우주선 조립 빌딩(VAB)

점검이 끝난 우주왕복선과 완성된 우주정거장 부품은 우주선 조립 빌딩(Vehicle Assembly Building·VAB)으로 옮겨진다. 우주정거장 부품은 우주왕복선의 화물칸에 탑재된다. 이후 우주왕복선은 VAB에서 로켓과 결합돼 비로소 발사 순간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1976년에 건설된 높이 160m의 VAB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단층 건물로 기록돼 있다. 우주왕복선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습도를 조절하기 위해 125대의 대형 환풍기가 설치돼 있다. 이 건물에서 우주왕복선과 로켓 등의 합체가 끝나면 우주왕복선은 하늘을 향한 모습으로 대형 트레일러에 옮겨져 5km 정도 떨어진 발사대로 이동해 컨트롤센터의 카운트다운을 기다리게 된다.

케네디우주센터(플로리다)=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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