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일본에 5개 해협 영해 제한토록 압력

  • 입력 2009년 10월 11일 19시 29분


코멘트
일본이 1970년대 소야(宗谷), 쓰가루(津輕), 오스미(大隅), 쓰시마(對馬)해협의 동·서쪽 수로 등 5곳의 중요한 해협 영해 폭을 법적으로 가능한 12해리가 아니라 3해리로 결정한 배경에 핵을 탑재한 미 군함의 통과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미 정부의 압력이 있었음이 11일 미 공문에서 밝혀졌다고 일본 교도 통신이 보도했다.

영해 확장으로 잠수함들의 해협 통과가 제약받을 경우 핵전쟁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한 미 군부의 주장을 미 정부가 받아들여 일본에 행해 폭을 확대하지 않도록 일본에 요청했다는 것. 일본이 이 같은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스스로 영해를 제한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특이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야부나카 미토지(藪中三十二) 전 외무성 사무차관은 지난 6월 핵 반입이 정치 문제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영해 폭을 제한했다고 증언했었지만 그에 앞서 핵 탑재 미군함의 통과와 기항을 노린 미국의 공작이 있었음 드러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5해협의 영해를 3해리로 제한한데 대해 "선박의 자유로운 항해를 보장하기 위해"라고 설명했었다. 1977년 시행된 영해법에 따라 영해를 12해리로 선포했다면 쓰가루와 오스미 두 해협 전역은 일본 영해가 된다.

이 같은 문서는 미·일 관계 역사학자 니하라 쇼지(新原昭治)씨가 미 국립공문서관에서 발견했다.

1972년 미 태평양군사령부사에 따르면 태평양군사령관은 군 지도부에 쓰가루와 소야, 말라카 해협 등 아시아 5개 해협이 "미 국익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들 해협에서 ´자유 통항권´이 인정되지 않으면 ▲ 유사시 미군 투입에 시간이 걸리고 ▲ 전면 핵 전쟁 시나리오에 따른 ´단일 통합작전 계획´을 지원하는 잠수함의 활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외교 당국은 이 같은 군부의 지적을 바탕으로 12해리 영해를 인정하는 유엔 해양법 협약(1982년 채택)의 국제 협상에서 군함의 자유 통항권을 인정해줄 것을 호소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