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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9월 25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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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하던 미국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 경험 등을 서로 공유하기 위해 사용하는 쌍방향 온라인 서비스)가 역풍을 맞고 있다. 단문 메시지 전달 사이트인 트위터와 SNS의 선구자인 페이스북은 최근 사용자 이름 도용과 사생활 침해 등의 이유로 연이어 법정에 섰다.
○ 잇따르는 법적 대응
미 오클라호마 주 에너지회사인 원오크(Oneok)는 15일 누군가가 트위터에서 회사명과 로고를 도용해 글을 올렸다며 트위터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냈다. 5월에는 미 메이저리그 야구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토니 라루사 감독이 자신의 이름을 도용한 게시글이 명예를 훼손했다며 트위터를 고소했다. 두 소송 모두 트위터 측이 도용된 이름의 계정을 원고 측에 넘겨주면서 취하됐다.
페이스북은 1년여 소송 끝에 사이트 내 광고 프로그램 ‘비컨(Beacon)’을 없애기로 20일 합의했다. 비컨은 페이스북 사용자가 인터넷 쇼핑 등 다른 사이트에서 구매한 내용이 페이스북의 사용자 친구들에게 공개되도록 하는 프로그램. 그러나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정보까지 알려지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자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었고, 지난해 미 시민단체들은 소송을 냈다. 페이스북은 ‘온라인 사생활 보호 및 보안 재단’ 설립에 950만 달러를 내기로 했다.
○ 예견된 취약점
이런 소송은 예견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트위터는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 등 트위터를 사용하는 유명인사 33명의 계정이 해킹돼 엉터리 메시지가 퍼지는 소동을 겪었다. 이후 영국 외교장관 데이비드 밀리밴드, 팝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명사 수십 명의 이름이 도용됐고, 영국 배우 이완 맥그리거는 트위터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당시 일부 전문가는 “이름 도용 문제가 트위터를 망칠 것”이라고까지 주장했지만 트위터 측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소송이 잇따르자 트위터는 우선 유명인사의 계정에 대한 실명 확인 시스템을 시험 가동했다. 미 연방 통신품위법 등에 따라 사이트에서 발생한 이름, 상표 도용을 해당 사이트 측이 책임질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트위터 측은 이를 계기로 불거진 취약점을 수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부작용에도 사용자는 늘 것” 전망
시카고트리뷴은 20일 일리노이 주의 한 미용학원 교사들이 페이스북에 자신들을 모욕하는 글을 올렸다며 한 학원생을 상대로 5만 달러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고 보도했다. 또, 시카고의 한 집주인은 트위터에 “집 곰팡이로 피해를 입었다”고 올린 세입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미 법률 전문가들은 이처럼 누리꾼이 SNS에 올린 글로 인한 소송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본다. 또 소송이 거듭되면 SNS 측에 책임을 묻는 경우도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부작용에도 누리꾼의 SNS 사랑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네덜란드 틸뷔르흐대 로날드 레네스 교수는 23일 “누리꾼에게 SNS를 떠나는 것은 ‘사회적 자살’로 여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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