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외친 윌슨, 나 아니라니까”

  • 입력 2009년 9월 15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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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찰리 윌슨 의원 해명 진땀

유권자들 조 윌슨과 혼동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9일 의회연설 도중 그에게 “거짓말(You lie)”이라고 외쳐 거센 비난을 받은 공화당 의원은 조 윌슨 하원의원(62·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이었다. 그런데 또 다른 윌슨 의원이 ‘아닌 밤중에 홍두깨’식으로 덤터기를 쓰고 있다. 오하이오 주 민주당 하원의원 찰리 윌슨(66)이 수난의 주인공.

435명의 미 연방 하원의원 중 윌슨(Wilson)이라는 성(姓)을 가진 이는 이 둘뿐이다. 이 때문에 찰리 윌슨 의원은 이름과 당을 확인조차 하지 않은 ‘성급한’ 유권자들에게서 본의 아니게 욕을 먹고 있다. 찰리 윌슨 의원은 “제가 조 윌슨이 아니라고 해명하느라 지역 사무실 전화기가 쉴 틈이 없다”며 “제발 혼동하지 말아 달라”고 최근 AP통신에 말했다. 두 윌슨 의원은 친족관계도 아니다.

단지 성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유권자들이 혼동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찰리 윌슨 의원은 2006년 당선된 뒤 민주당 내 중도보수 성향 모임인 ‘블루도그(Blue Dog)연합’에 가입했다. 블루도그연합은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을 반대해 왔다. 따라서 유권자들이 찰리 윌슨 의원이라면 충분히 그런 말을 했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찰리 윌슨 의원의 ‘이름 헷갈리기’ 전력은 이번만이 아니다. 그는 1996년까지 텍사스 주 연방 하원의원을 12차례나 지낸 찰리 윌슨 전 의원(76)으로도 종종 오인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1980년대 소련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미 중앙정보국(CIA)이 수행한 비밀작전을 도운 찰리 윌슨 전 의원은 ‘찰리 윌슨의 전쟁’이라는 책과 영화(주연 톰 행크스)의 실제 주인공이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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